우동 카덴
우동, 하면 생각나는 건 어렸을 때 엄마랑 같이 먹었던 뜨끈한 김치 우동이었다. 이상하게 김치우동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오동통한 면발과 개운하면서 약간 달큰한 육수, 김치의 시큼한 감칠맛까지 모든 것이 조화로웠다. 어묵과 유부를 건져 먹고 우동 전문점에 가면 주는 작은 국자 모양의 전용 숟가락 위에 면발과 국물을 같이 얹어 입에 넣을 때면 그 한 입, 한 입이 참 소중했다.
겨울이면 그 김치우동이 문득문득 생각나곤 했는데 어느 곳에서 먹어도 엄마랑 같이 먹었던 어릴 적 그 김치우동의 맛이 아니었다. 어떤 곳은 지나치게 김치를 많이 넣어서 김치찌개 같았고, 또 다른 곳은 생김치를 넣어 우동에서 고춧가루 풋내가 겉돌았다. 무수히 많은 김치우동을 실패하며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우동집에서는 무난하게 '그냥 우동'을 시키는 것으로 타협하며 지내왔다.
그런 나에게 냉우동의 신세계를 맛보게 해 준 곳이 바로 우동 카덴이다. 지금은 정호영 셰프의 가게로 유명하지만, 처음 방문했을 당시 나에겐 그저 연대 북문 근처의 어느 우동집 정도였다. 물론 그때도 맛있다고 어느 정도 소문이 나있었기 때문에 나의 맛집 레이더에 걸리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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