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득 우리가
그런 여행을 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목적지가 없는
그낭 발길 가는대로 가는
그런 여행
이 여행에서 반드시 도착해야하는 지점은 없고
우리는 그저 같이 걸을 뿐이다
서로가 다른 지점에서 지칠 수도 있고
걸음 속도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같이 걷기로
어딘지 알 수 없는 그곳으로
함께 가기로
약속한 것이다
어디에 도착할 지
우린 예측할 수 없기에
두렵고
무섭고
불안하고
한편으론 설렐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 서서히
의지할 수 있길
내가 바라는 건
딱 그 정도랄까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기 보다는
그 여정 자체를 즐기기로
나는 마음 먹었다
험난한 여정이라 할 지라도
지나치게 헤맬지라도
너와 함께하는 그 여정을
오롯이 직면하고
받아들이고
즐기기로
어쨌든 너와
발 맞추어 걸어가기로
너의 옆에서 걷기로
그러다 영영
길을 잃는다 해도
좋을 것 같았다
어쨌든
너와 함께라면
그 여정은 값지고
아름다울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