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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이 Aug 11. 2022

Luv iz blind



사랑이란 게 결국은


어느 정도

멍청해지는 거니까

바보가 되는 거니까


날카롭고

냉철하게

보지 못하는 거니까.



근데 그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상태이기도 해.



너도 그게 참 싫겠지만.



나는 계속

이상한 걸로 떼쓰고

억지부리고

어린 애처럼 굴고

별 것도 아닌게 서운하고


그런 상태를 또 논리정연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그게 스스로 바보같다고 느끼고

자괴감 들고


쓸데없는 언쟁을 하면서

또 일말의 죄책감이 들고


그런 소모적인 순간들.




나는 왜


너에게




왜?


왜,



너는 날


왜,



왜?




결국 우린 서로 사랑하는 존재인 걸 아는데


나한텐 네가 가장 소중한데



결국 그런건데.





나는 일시적으로 멍청해지는

상황이 보이지 않는

바보처럼 구는


그런 나를 직면하는게


너무 싫고

두렵고

불안했던 것 같아.


아니 지금도 물론 그래.



정말 적응 안되는 내 모습이야.



이런 걸 처음 본다고 하면


믿으려나.



지금까진 그럼

적당히만 사랑해 온 걸까.



꼭 그런 것도 아닌데,


나는 요즘의 내가 참 낯설어.




색깔, 결, 온도 모두.



이걸 좋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아니라면.






정말이지


잘 안 보여.


명확하게 보이질 않아.



이런 내 모습이 참

별로인 것 같다는 사실 외엔


또렷하게 보이지 않아.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마음이란게 어련히 그런 거겠지만


나는 이 실체없음이


두려운가 봐.




나에게 확실한 건


너를 사랑한다는 것.


그게 직감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분명히

느껴진다는 것.



자꾸 머리로


내 상태를

내 분노를

내 화를

내 서운함을

내 찌질함을

설명하려고 드니까

엉키는 것 같아.



나는

너를 사랑하고


그뿐야.




너와 함께 일상을 공유하고 사랑하면

그걸로 족해.




여전히 이해가 안되겠지만,


그렇겠지만





지금은 안 보여.



그 감각적 실체말곤


아무것도 안느껴져.





나는 너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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