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게 결국은
어느 정도
멍청해지는 거니까
바보가 되는 거니까
날카롭고
냉철하게
보지 못하는 거니까.
근데 그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상태이기도 해.
너도 그게 참 싫겠지만.
나는 계속
이상한 걸로 떼쓰고
억지부리고
어린 애처럼 굴고
별 것도 아닌게 서운하고
그런 상태를 또 논리정연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그게 스스로 바보같다고 느끼고
자괴감 들고
쓸데없는 언쟁을 하면서
또 일말의 죄책감이 들고
그런 소모적인 순간들.
나는 왜
너에게
왜
왜?
왜,
너는 날
왜,
왜?
왜
결국 우린 서로 사랑하는 존재인 걸 아는데
나한텐 네가 가장 소중한데
결국 그런건데.
나는 일시적으로 멍청해지는
상황이 보이지 않는
바보처럼 구는
그런 나를 직면하는게
너무 싫고
두렵고
불안했던 것 같아.
아니 지금도 물론 그래.
정말 적응 안되는 내 모습이야.
이런 걸 처음 본다고 하면
믿으려나.
지금까진 그럼
적당히만 사랑해 온 걸까.
꼭 그런 것도 아닌데,
나는 요즘의 내가 참 낯설어.
색깔, 결, 온도 모두.
이걸 좋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아니라면.
정말이지
잘 안 보여.
명확하게 보이질 않아.
이런 내 모습이 참
별로인 것 같다는 사실 외엔
또렷하게 보이지 않아.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마음이란게 어련히 그런 거겠지만
나는 이 실체없음이
두려운가 봐.
나에게 확실한 건
너를 사랑한다는 것.
그게 직감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분명히
느껴진다는 것.
자꾸 머리로
내 상태를
내 분노를
내 화를
내 서운함을
내 찌질함을
설명하려고 드니까
엉키는 것 같아.
나는
너를 사랑하고
그뿐야.
너와 함께 일상을 공유하고 사랑하면
그걸로 족해.
여전히 이해가 안되겠지만,
그렇겠지만
지금은 안 보여.
그 감각적 실체말곤
아무것도 안느껴져.
나는 너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