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TIP) 잘 사용할 중고물건을 사는 방법

삶의 공유

by 어찌




어쩐지 중고물건은 유독 대충 사게 되곤 한다. 그러다 중고물건을 사고, 쓰지 않고, 쌓고, 버리고를 반복하다 알게 되었다.

중고물건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사도 되는 게 아니라, 새 물건을 살 때와 똑같이 내 공간에 둘 물건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걸.

특히 '잘 사용하기'위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꼭 점검해야 할 게 2가지 있다.

바로, '나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물건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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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상태를 점검하기

1. 이 물건이 나의 생활 방식에 적합한가?

가령, 바빠서 요리할 시간도 없는데 오븐을 산다거나, 한두 달에 한 번 운동할까 말까인데 러닝화를 사려고 하지는 않나? (내가 그랬다...)

잘 사용할 물건은 '지금 당장 내 생활에 바로 쓸 수 있는 물건'이다. 앞으로 잘 사용할 것 같은 미래지향성이 아니다. 사용라이프는 언제나 현재를 봐야 한다.



2.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싸서' 사려는 건 아닌가?

이미 있는 물건을 끝까지 마무리 짓기 위해 중고물건을 쓰는 건데, 오히려 그게 과소비를 부를 수 있다.

중고 어플에 들어가 스크롤을 내리면, 거저처럼 느껴지는 물건이 수두룩하다. 평소 매장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가격이다. 싸다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마음을 너무나 쉽게 휘어잡곤 한다.

하지만 결국 싸다는 이유만으로 구매한 물건은, 그 거저의 가격만큼도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 물건의 상태를 점검하기

필요에 의해 중고물건을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아래 사항들을 확인하면 좀 더 꼼꼼히 내게 맞는 물건을 살 수 있다.


1. 제조 연도

특히 전기를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경우 제조연도를 꼭 확인하자. 당장은 하자가 없어 보여도 제조 연도가 오래된 것은 금방 고장이 나곤 한다. 중고물건의 특성상 무상수리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2. 현재의 깨끗함

때나 기름이 낀 물건을 잘 닦아서 주겠다는 경우가 있다. 조금 허름하지만 대신 싸니까, 깨끗하게 해서 준다니까 구매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평소 깨끗이 사용하지 않았다는 건 물건을 소중히 대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함부로 사용된 물건은 반드시 나중에 티가 났다.


3. 이음새, 마감, 바느질

특히 의류의 경우 가격이나 디자인, 사이즈만 보고 샀다가 처음에 낭패를 보곤 했다. 옷은 섬유의 결합이다. 그 결합이 느슨하다면, 이 역시 전체적인 질이 좋지 못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부디 나처럼 길 한가운데에서 올이 풀려있다는 걸 발견하지 않기를 바란다.


4. 판매자의 중고 거래 내역

특히 어플에서는 상대의 이전 거래 내역과 후기를 볼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후기가 많고 좋을수록 실패할 확률이 적어진다. 경력에서 오는 능숙함을 중고거래에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다.


5. 판매 사진의 다양성

특히 온라인으로 물건을 확인해야 할 때, 정면 하나만 찍힌 물건은 피하는 편이다. 정 마음에 들면 상대에게 다양한 각도의 사진을 요청하고, 거절할 시 '내 물건이 아니구나'라며 포기한다. 물건의 앞, 뒤, 옆, 위, 아래, 내부 등의 사진을 요청해서 꼼꼼하게 살피자.







중고물건을 사고팔다 보면, 때로는 그냥 버리고 말지 싶을 정도의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하지만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버려지는 대신, 누군가에게는 사용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어쩐지 안심이 된다. 그러니 더욱 책임을 가지고 꼼꼼히 살피고 들이자고 다짐한다.


타인에게서 타인으로 건너가는 물건.

중고물건을 쓴다는 건, 마치 삶을 공유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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