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박힌 채 아문 상처

by 어찌



아-


따끔거리는 통증에 검지 손가락 끝을 살피니, 손톱 아래 살갗이 얕게 벌어져 있다.

또 종이를 넘기다 베였나 보네, 대수롭지 않게 두었다. 덤벙거리는 성격 탓에, 언제 어디서 생겼지 모를 작은 상처 정도야 자주 생겼다 아물곤 했으니까.


다음 날 물건을 집으려는데 손가락이 송곳으로 찌르듯 아팠다. 자세히 살펴보니, 상처 사이에 얇고 까만 선이 들어있었다. 베인 게 아니라 가시가 박힌 거였다.


어제는 왜 안 보였지.


빼내려고 꾹 누르는데 나오지 않았다. 하루 사이 가시를 품은 채 상처 틈이 아물어 버린 것이다.

가시를 품고 아문 상처는 속은 아물지 못한 채 썩을 수 있다고 들은 게 생각났다. 덜컥 겁이 났다.


별수 없이 날카로운 주삿바늘을 알코올 솜으로 닦고 아물었던 상처를 틱, 틱, 헤집었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이후로 집에 늘 알코올 솜을 두고 있다.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에도 그것은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알코올 향을 맡으면 꼭 병원 복도가 떠오른다.


살갗을 조심스레 벗겨낸 뒤, 상처를 만들고서야 간신히 가시를 빼낼 수 있었다. 꼭 실처럼 얇은 가시였다. 나는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에서 흰 머리카락처럼 반짝이는 가시를 비추어 바라보았다.

너무 얇아서일까. 까맣다고 생각했는데, 흰색에 가깝다.


가시를 들고 있는 손가락은 상처를 헤집고, 손톱으로 누르느라 검푸른 멍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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