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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Apr 18. 2023

외로움과 살아가는 일

임수현의 동시 「달콤한 잠」(『미지의 아이』문학동네, 2021)

 외로웠던 적이 있는가. 어느 때부터 나는 외로워서 시를 읽고, 다. 읽고 쓰는 일은 외로워서 하는 일이외롭지 않으려 하는 일이다.

 무엇이라도 함께 지내다보면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이 비록 외로움일지라도.

 아이들은 어떨까. 외로움과 함께 지내는 아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할까. 외로움과 대면하는 밤이면 어둠 속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외로움 속에 살고 있는 나는 아이들에 외로움에서 벗어 삶을 보여줄 수 없다. 그래서 외로움을 사랑하는 일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보여주고 싶다. 외로워지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외로움과 함께 잘 살아보라고 말하기 위해서. 외로움 속에서 조금 더 외로워지는 일이 어쩌면 조금 더 희망의 순간이 될 수 있을테니까.

 "이 어둠이/ 좋아"지는 순간이 올 수 있을테니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으니까.



달콤한 잠



난 지금 달콤한 잠을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고 있어


아직 안 가 본 데가 너무 많아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가기 위해

잠을 모으는 중이거든


언젠가 나는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이 잠 속으로 돌아올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

지금 이 잠이

달콤해

이 어둠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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