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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령 Feb 04. 2017

세심하게 잘 만든 옷 고르기

재단, 봉제, 디테일

 

"이 옷, 여기 브랜드 제품 아니죠?"

 "...... 여기만 그렇게 장사하는 거 아니에요."


 브랜드 간판을 걸어놓고는 동대문에서 도매로 옷을 구매해와서 파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 가게가 많다. 너무 궁금해서 몇 번 직접 물어봤었는데, 아직까진 그 예측을 벗어난 적은 없었다. 가게에서 파는 옷들이 브랜드 컨셉과 너무 벗어나거나 옷이 다른 보세점에서도 자주 보이는 디자인인 경우는 그 가게가 비양심적일 것이라고 의심해도 좋다.


 가짜 브랜드 상품을 구별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봉제와 재단, 마감을 살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제품은 봉제와 재단, 마감을 꼼꼼하게 하는 편이라 그렇지 않은 편인 보세 옷과 구분된다.(물론 그렇지 않은 브랜드도 있다.) 그런데 잘 만든 옷을 구분하는 눈을 가지게 되면 가짜 브랜드 제품을 판별하는 능력 말고도 다른 좋은 점이 생긴다.  어느 브랜드가 옷을 잘 만드는지를 알 수 있고, 같은 제품들 중에 실수로 잘못 만든 옷을 피할 수 있다. 보세 제품 중에서도 잘 만든 옷을 찾을 수도 있다.


 잘 만든 옷을 아는 것은 같은 말로 잘못 만든 옷을 아는 것이다. 잘못 만든 옷은 재단과 바느질, 천의 방향 등에서 오류가 발견된다. 쇼핑할 때 지금까지 겪었던 것들을 바탕으로 그런 오류들을 정리해봤다. 나와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옷을 살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 바느질

찝힘: 주로 옷의 몸통과 소매를 연결하는 부위에서 발견되는데 특히 어깨 부분에서 많이 보인다.

실 터짐: 바느질 중에 실이 터지거나 것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머니 터짐: 종종 바느질이 터지거나 완벽하게 되지 않아서 주머니 양 옆이 터지거나 주머니 안에 구멍이 있는 경우가 있다. 잊지 말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확인해보자.


2. 지퍼

지퍼 찝힘과 불량: 지퍼가 옷에 쉽게 찝혀 잘 올라가지 않거나 지퍼가 불량이 아닌지 확인한다. 바지나 치마는 천천히 지퍼가 흘러내릴 수도 있으므로 꼭 입어보고 확인하자.

지퍼가 살에 닿는지: 지퍼와 피부가 직접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 그러므로 지퍼가 피부에 차갑게 닿지 않게 봉제되었는지 입어보자.


3. 안감과 비침

안감이 없으면 옷의 형태가 잘 일그러지고, 살과 겉 천이 닿는 느낌도 안 좋다. 얇은 치마나 바지는 속이 비칠 수도 있다. 안감이 필요한 옷은 코트, 재킷, 원피스, 치마, 겉 천만 사용하면 속이 비칠 수 있는 바지가 있다.


4. 니트

니트의 올이 튀어나온 곳이 있는지와 찢어짐이 있는지를 꼼꼼히 찾아봐야 한다. 실이 굵은 니트는 구멍이 많아서 옷걸이나 다른 갈고리에 쉽게 걸리는데, 그렇게 되면 올이 딸려 나오거나 찢어질 수 있다.

5. 단추

단추 구멍과 단추의 위치가 양쪽이 정확히 대칭되어야 밑단의 길이가 차이가 나거나 옷이 일그러지지 않는다. 단추를 모두 잠근 상태에서 확인하자.

단추가 잘 떨어지지 않게 튼튼히 바느질됐는지 확인한다. 주로 단추가 너무 늘어지지 않는지 확인한다.


6. 맞춤

소매의 세로 바느질 선과 몸통의 옆구리 세로 바느질 선이 일치를 해야 한다.

안감과 겉감의 바느질 선이 일치해야 하는 부분은 많지만 특히 소매를 주시하자. 소매의 안감과 겉감이 틀어지면 소매에 못난 주름이 생긴다.

7. 패턴 일치

옷을 만들 때 의도된 디자인이 아니라면 원단의 무늬(패턴)는 가능한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게 옷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만든 옷들이 시중에 많다.


 이런 조건들은 살피면서 옷을 사다 보면 두 가지를 느낀다. 첫 번째, 잘 만든 옷은 가격이 비싸다. 지난 2015년 중후반에 한국인 월평균 의류 지출량이 13만 3000원이다. 이 돈으로는 제대로 만든 옷을 몇 벌 사긴 힘들다. 그래서 두 번째, 조금 문제가 있어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적을 테니 저렴한 옷을 많이 사서 입는 게 만족감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위 항목들 중에서 1~5번은 꼭 확인하고, 나머지 6, 7번은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옷을 만들 때는 단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옷을 살 때는 바느질의 맞음새나 안감과 겉감의 맞음새, 패턴이 5mm 정도 틀어진 것은 눈 감아주는 편이다. 그 정도 오류는 자신감으로 덮으면 된다.

 '이 정도 문제쯤이야 내가 입으면 패션이야.'

 이렇게 넘어가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마음 편하게 사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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