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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밀리 Aug 29. 2021

가장 장기적인 기적

순결한 장인이 되기까지

사람들은 기적을 좋아하고 깜짝쇼를 좋아한다.

그런것들은 순간에 우리를 압도하는 우월한 멋진 것들이다.

사람 안에 있는 교만은 본디 우월성을 쫓게만든다.

산골짜기에서 조용히 잘 살고 있는 장인의 탁월함에 카메라를 들이민다.

그리고 탁월함을 우월함으로 아주 쉽게 더럽혀낸다.

잘하면 잘하는거지 왜 누구보다 잘해야하는가.

좋으면 좋은거지 왜 무엇보다 더 좋아야만 하는가.

내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사람이어야하는 이유는 사실 없는 것이다.


한 사람이 변화되었다는 이야기, 사실은 그 어떤 기적보다 더 기적같은 이야기

어제까지만 해도 넘쳐나던 우상들을 다 버리고 한 분만 섬기게 되었다는 이야기

어제까지만 해도 이것도 싫고 저것도 밉던 사람이 이제는 사랑을 감히 꿈꿀 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런 건 주목거리가 되질 않는다. 그런건 기적적이지도, 순간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다짐과 간증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인카운터는 어느 순간에 일어난다할지라도,

시간이 그 사람을 시험하고 단련시킨다. 마치 금처럼, 은처럼 더 순결해지도록 만든다.

순결과 성화는 순간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주 장기적인 기적이다. 마치 한 조그만 아이가 장인이 되기까지의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일생 전체를 필요로 하는 가장 장기적인 기적.

우리에겐 이 장기적인 기적을 발견해낼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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