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요일에 대한 감상

존재의 무게감

by 에밀리

참 이상한 세상이다.

아침마다 지하철 놓칠까봐 역으로 내달리는 출근길

그 이른 시간부터 한결같이 어딘가에 누가 서서 성경 말씀을 낭독한다.


묻는 말마다 그건 잘 모르겠다는 산부인과 의사부터

눈이 아파 찾아간 약사는 약을 주면서도 꼭 퉁명스럽게 말을 덧붙인다.

그거먹어도 안나으면 병원가셔야 돼요


의사들은 바보인가. 이제 어디가 아픈지는 내가 더 잘 아는데.

몸이 아파 찾아간 사람들한테 돈받고 해주는 진찰말고는 조금치도 더 해줄 여유란 게 없는거다.

몇번만 당해도 진절머리가 난다.


사선을 가로질러 달리는 도로위 앰뷸런스들

피켓팅, 가십, 학폭논란, 대형마트에 울려퍼지는 싸구려 유행가

매일매일 시간이 어딘가로 뭉텅이씩 사라지는 느낌이다. 돌아보니 또 다시 목요일이다.

정보는 흘러 넘치다 못해 발에 채여서 밑도 끝도없는 욕심과 저울질은 끝날 줄을 모른다.

어떤 고급정보도 어떤 전문적인 처방도 이제 인간적인 매너 없이는 너무나도 우스워져버린다.


뭐가됐건 살아있는 존재감만큼의 무게는 느끼고 싶다.

그만큼은 느끼고 사는 하루 하루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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