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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피렌체, 로텐부르크

유럽여행기 4편 / 독일 로텐부르크

by 이순열


몇해전 미국 캘리포니아를 십여일간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끝도 없이 펼쳐진 광활한 자연에 경외와 감동을 아직도 잊지를는데 프랑크푸르트에서 로텐부르크를 향하는 여정은 그때의 감동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였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쏟아지기 시작한우로 검푸른 빛으로 변했던 숲속은 비가 잦아들자 어느새 안개가 자욱한 동양화의 정취를 자아내고 구름 사이로 가끔씩 드러낸 하늘은 푸르다 못해 시리다.



커다한 흑송들이 빼곡한 숲속을 가로 지른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적한 국도에 접어드니 하늘과 마주한 청보리밭은 찍어대는 사진 한컷 한컷 마다 그림이다. 사방이 확트인 그린의 벌판을 달리는 기분은 상쾌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오감이 꿈틀거리며 깨어나는 느낌이다. 도로와 나란히 흐르는 강물은 여행을 더욱 여유롭게 만든다.


날씨 마저 쾌청 했다면 구름 사이로 간간이 드러나는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닮은 들판을 볼 수 있을텐데 하는 마음이 드니 사람의 옥구는 끝이 없는 것 같다.



목적지는 로텐부르크였지만 여정중 기대치 않았던아름다운 자연과의 조우가 더 큰 감동을 안겨주기에 여행은 삶의 비타민이라고 하는 것 일까?



세계 테마 기행, 걸어서 세계속으로 프로그램에 자주 소개되어 언젠가는 가봐야 겠다고 벼려왔던 도시, 독일의 로텐부르크 (Rothenburg). 중세 독일의 모습을 간직한 그곳을 설레는 마음으로 향했다.



로텐부르크에 도착할 즈음 다행히 구름으로 갇힌 하늘이 서서히 열리면서 푸른빛을 드러냈다. 한잔의 커피가 오랜시간 자동차 운전으로 쌓인 피로를 몰아낸다.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소품들로 가득한 샆들과 독일 풍광을 담은 그림들로 가득한 갤러리도 둘러 본다.


성곽에 둘러싸인 이곳은 도시라기보다는 자그마한 마을 같았다. 시계탑 아래로 난 성문안으로 들어서자 동화를 컨셉으로한 테마파크라도 온 듯 집들이 아기자기하고 골목 골목으로 이어지는 거리마다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하다.


이태리의 대표적 중세 성곽 도시인 시에나의 웅장함과 피렌체의 화려함과는 다른 듯 하지만 독일 특유의 소박함과 단순하면서도 평온한 건물들이 모여 이루어진 거리가 독일 특유의 중세 도시의 모습인 듯 싶었다.



언덕에 올라와 아래를 바라보니 동쪽으로 흐르는 Tauber 강이 해자 처럼 도시를 보호하고 나지막한 구릉으로 이어진 산기슭의 성곽이 마을을 품고 있는 듯 하였다.




초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가득한 선물 가게들이 신기하게 보였다. 여기 만큼은 365일 크리스마스의 흥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것 같다. 어린시절의 동심으로 돌아 온듯 싶다. 카페에는 한동안 우리나라에서 유행하였던 망치로 부셔먹는 공 모양의 과자 슈네발이 침샘을 자극한다.



이곳의 가장 높은 곳인 시청사 종루에서 바라본 풍경은 꽃의 도시 피렌체와도 닮아 있다. 주황색 기와장으로 가득 한 지붕들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정삼각형으로 이루어진 독일 특유의 지붕 구조만 아니라면 영락없는 꽃의 도시 피렌체의 판박이다.



11세기에 처음 세워졌다고 하니 천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고도가 분명한데 아직도 사람들이 그 즈음에 지어진 집들에서 일상의 삶을 꾸려 간다는게 신기하고 부러웠다.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이 규모로 보나 역사로 보나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데 아직은 이곳에 비해 세계인들이 낯설어 하는 것은 중국의 대표적인 유적 만리장성이라는 높은 벽에 가려져 있기 때문일까?


마을 광장에서 만난 브래드피트를 닮은 미국인과 짧은 시간의 대화만으로도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고 작별인사를 고할때 아쉬운 마음이 드는것도 여행이 선사하는 마력이 아닐까 싶다.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는길에 다시 만난 짙푸른 청보리밭은 구름 사이의 청명한 여름하늘과 너무나도 환상적인 조화다.


자동차를 세워두고 한컷을 남기지 않으면 두고 두고 후회가 될 듯 싶기에 모델이 되어 본 것도 즐거운 추억이다.


Rothenburg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동남 방향으로 약200Km 떨어져 있으니 자동차로 넉넉찹아 2시간여 소요되니 당일치기로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도시다.


독일에는 Rothenburg란 동명의 도시들이 많아 바이에른주에 속한 이곳의 정확한 지명 Rothenburg ob der tauber를 꼭 확인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홍콩 스토리 계속


이탈리아 스토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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