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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이 환상적인 미국 캘리포니아 라구나 비치

꽃보다 따님 미국3편 / 라구나 비치

by 이순열


바다는 설레임이고 심장의 박동이며 언제나 변함없이 다가오는 감동이다.


푸르른 수평선은 세상의 어느 바다건 닮아있지만, 달콤한 코코넛 향기가 콧가를 스치며 여독의 피로를 풀어주던 배낭 여행길 지중해에서 만난 니스의 바다, 야자수가 줄지어선 해변가 따사롭고 부드러운 바람이 살랑살랑 온몸을 감싸던 출장길서 만난 인도양 실론섬의 어느바다, 검푸른 바다길의 끝 비취 블루의 감동이 펼쳐진 신혼 여행길에서 마주한 호주 그레이트 베리어의 바다, 카프리의 푸른동굴에서 보았던 코발트 블루속 골드빛 물방울 천지의 바다..


바다는 닮은 듯 하면서도 각양의 모습으로 나의 뇌리 속에 새겨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에서 해안선을 따라 내려 오면서 그토록 오랜시간 바다를 접해본 적이 없지만 한시도 바다는 날 권태롭게 놓아 두질 않았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 비릿한 바다 내음과 파도소리의 시작점에서 만난 '라구나비치'.


호텔방 창문밖 어둠속에서 밀려오는 장쾌한 태평양의 파도소리는 온밤을 쿵쾅대는 폭풍속 한가운데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창밖에 드러난 태평양의 아침은 푸르다 못해 시리다.


싱그런 공기는 여독에 지친 육체와 영혼을 다시금 깨우고, 우연히 들린 이곳이 백년이 넘는 그림속 빈티지 호텔, 라구나 호텔 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소박하면서 심플한 호텔의 인테리어는 편안하게 사람을 맞이한다. 창밖으로 꽃으로 가득한 정원에 가지런하게 놓인 빈 의자들은 파도 소리를 반주 삼아 빛나는 청춘의 결혼을 축복하는 하객들로 채워질 것이다.



5월의 아 서늘함그러움이 교차하는 기를 호흡하며 태평양의 바다를 바라보며 딸과 함께하는 단촐한 식사는 어느 호사로운 만찬이 부럽지가 않다. 레스토랑 벽면을 장식하는 그림속 미국인들의 낭만적인 삶을 닮고 싶다.



이토록 아름다운 해변을 만난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없이 이어지는 백사장을 딸 아이와 오랫동안 걷고 싶었지만 1킬로미터도 채 걷지도 못하고 딸 아이의 싫증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람들로 넘쳐날 7월 8월과는 다르게 5월의 라구나 비치는 넘쳐나서 복잡하지도 부족해서 쓸쓸하지도 않은 여유로운 바다라서 좋았다. 해변을 따라 세워진 리조트들도 자연의 한 부분인 것처럼 아름다운 비치와 너무도 잘 어울린다.



5월 봄 날씨가 무색하게 태양의 열기는 강렬하나 그에 아랑곳 없는 발로 전해오는 차가운 바닷물의 한기에 놀라기도 하면서 딸과 백사장에 추억의 글도 새겨 보기도 하였다. 밀려오는 파도의 용트림에 대항도 해보면서 나의 기억속에는 아름다운 바다 '라구나 비치'가 남겨질 것이다.



바닷가에서 노는것이 지겨울 즈음 갤러리로 가득한 거리를 딸과 함께 민트향이 가득한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어슬렁거리며 이곳의 정취에 흠뻑 빠져 든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라구나 비치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절벽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는 태평양의 일몰은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는 언어의 한계 느껴질 정도로 황홀하다.



밤 거리는 쇼 윈도우 조명빛에 또 다른 세상으로의 변신을 꾀한다.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엔젤레스 같은 대도시에는 느껴볼 수 없는 정적의 평화는 라구나 비치만의 매력일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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