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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로 봄 나들이를 떠나다

by 이순열


지나고 나면 아쉽고 했던 봄날의 정취를 즐기고 싶어 이른 아침 전주 한옥마을로 떠났다.


브라운 톤의 격자 창호와 대문의 처마, 황토빛 돌담 그리고 넓다란 연두빛이 스며드는 마당이 봄날과 조화를 이루는 '집이란 이런것이야' 라고 귓가의 속삭임이 느껴진다.


어린시절 이집처럼 단아한 한옥집은 아닐지라도 마당을 벗삼은 허술한 단층집에 대한 애틋한 추억이 있기 때문일까 어머니의 품속에 안긴듯 몸도 마음도 편안한게 고향집처럼 느껴진다.


자연을 거스리지 않은 집이기에 이토록 편안한것일까? 마루에 걸터앉아 봄날의 햇살을 누리는 맛은 참으로 달콤하다.



우연히 마주친

집앞의 목련 한 그루에도

맺힌 순백의 꽃송이들의

우아함에 취하여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양희은의 하얀목련을 수없이

흥얼거리곤 하였건만...


어둠이 내리고

조명 불빛 사이로 목련이

세상을 휘감은 풍경은

감동 그 자체다.



봄날에 피어난 목련의 눈부신 꽃 망울에 눈이 가기도 전에 나무아래 젊은 처자의 우아한 한복에 눈길을 빼앗겼다.



한복의 변신은 아름답다


촌스럽고 번거로운 옷으로만 알던 한복이 젊은이들에게 환타지를 불러일으키는 옷으로의 변신은 참으로 아름다운 문화혁명이다.


한옥마을 거리마다 한복 대여점들로 가득하고 명절에도 보기드믄 한복을 입은 사람들의 향연으로 거리는 화사하다.



예전 일본의 교토를 여행하면서 기모노를 입고 거리를 누비던 일본의 젊은 처자들을 바라보며 전통 문화를 즐기는 그들을 부러워 했기에 전주 한옥 마을에서 만난 한복을 입고 활보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너무도 자랑스럽고 아름답다.



머리에 꽃장식하고 하늘하늘 걷는 한복입은 여인네들의 뒷모습은 거리에 떠다니는 봄날의 꽃처럼 아름답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와.




전주 한옥마을 대한민국 관광의 랜드마크를 꿈꾸다


이정도면 상전벽해라고 말해야되지 않나?



경기전과 전동성당처럼 유명한 건물들이 눈길이 가지만 발길 닿는대로 걷다보면 마주치게되는 다양한 모습 역시 아름답다.



목조 기둥을 기초로 기와 지붕 한옥의 모습이 닮은 하면서 다른것이 매력이다.



가끔씩 마주하게 되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적산가옥들도 비록 우리것은 아니지만

시대의 아픔을 느낄수 있어 나름 의미가 있어보인다.



관광이 굴뚝없는 친환경 미래산업이 분명하기에 전주 한옥 마을이 대한민국 관광의 미래 모습을 보는듯해서 뿌듯함이 밀려온다.



콘텐츠의 천국 전주 한옥 마을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다.


하드웨어 못지 않게 중요한것이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일것이다. 핸드폰과 TV에서만 콘텐츠가 중요한것이 아니라는것을 한옥마을에서 실감했다.



전국각지로 부터, 이제는 한류의 본산지를 보러오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로 넘쳐나는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것이다.



전주에서는 전주비빔밥이 정답


맛의 고장 전주에서

전주 비빔밥을 맛보지 않음은 배신일것이다.



소고기 비빔밥

육회 비빔밥

돌솥비빔밥





자연을 닮은집 한옥 혜윰


방문을 열자 편백나무 숲속에 들어선듯 나무의 진한 향기가 콧속을 파고 들었다.


천장을 바라보니 육중한 나무 골조가 그대로 드러난게 자연을 닮은 한옥집에 하룻밤을 묵으러 온 실감이 났다.



방바닥 한장 한장 정성껏 바른 한지 장판을 보니 한옥을 체험하고픈 여행자를 위한 주인장의 배려가 느껴졌다. 어린시절 구들장 아랫목에 시커멓게 타들어간 한지 장판이 떠올랐다.


전주 한옥마을에 오게 되면 꼭 찾게되는 집


'한옥 혜윰'


생각의 순 우리말 혜윰이라는 이름에 품격이 느껴졌다. 큰길 뒷편 골목에 위치해 조용해서 그동안 분주했던 생각을 정리하기에 딱 안성마춤의 집이다.


새로 지어진 한옥이라 고택처럼 고즈넉하고 예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기엔 조금 부족함이 있지만 편하고 깨끗한 한옥 숙소를 원하는 여행자들에게는 '혜윰' 만큼 좋은 숙소는 없어 보인다.


골목 골목을 누비며 많은 한옥들을 만났지만 '혜윰'처럼 넓은 잔디 마당을 가진 한옥은 드물었다. 대부분의 한옥 숙소들이 마당없이 방들은 담벼락과 나란히 대로변에 위치해 있었다.


어둠이 드리우고 은은한 조명 사이로 드러난 담너머 이웃 한옥집들의 실루엣을 바라보며 마당에서 친구 부부와 술잔을 주고 받으며 정겨운 이야기를 나눈 시간은 '한옥 혜윰'만의 멋진 추억이 될 듯 싶다.


바싹바싹한 촉감이 느껴지는 원앙금침 못지않은 깨끗한 침구류도 다시 이집을 다시 찾게되는 요인이 될거란 생각이 든다.


평일 6~7만원의 숙박비로 대목장이 직접 설계하고 지은 명품 한옥을 체험할수 있다니 이처럼 훌륭한 가성비가 세상 어 또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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