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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호수에서 천상의 풍경을 만나다

유럽 여행기 1편 / 스위스 인터라켄

by 이순열


에메날드 물빛에 반하다


마치 자석에 이끌듯 스위스 인터라켄 튠 수의 물빛을 잊지 못해 프랑스의 니스에서 이태리 토리노를 경유 7시간여를 자동차로 달렸다.


대학시절 유럽을 베낭 여행 하면서 인터라켄은 융푸라우로 오르는 등산열차의 출발역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도심을 흐르는 강물의 에메랄드 물빛은 황홀 그 자체였다.


너무도 비현실적인 아름다운 그 빛깔은 머리속에 각인되었다 서서히 희미해져 갔는데 문득 그 물빛을 보고 싶은 충동이 물결처럼 일어서였을까 ?


튠 호수와 브리엔쯔 호수 사이를 흐르는 강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가장 매혹적으로 다가온 것은 융푸라우의 만년설도 초원을 수놓은 아름다운 집도 아닌 호수의 신비로운 물빛 이었다.


단순히 만년설의 미네널 성분과 석회질이 반응하여 만들어진 색깔이라는 설명으로는 에메랄드 물빛을 표현하기는 너무도 부족하다.



뚯밖에 만난 비경 로야협곡


지도를 보니 니스에서 제노아, 밀라노를 경유하는 고속도로가 일반적인 루트로 보였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프랑스와 이태리의 알프스 접경 지역을 관통하는 길도 멋진 루트가 될거란 기대감이 들었다.


니스에서 지중해를 따라 이태리에 접어들자 마자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에 접어들어 벤티미글리아 (VENTIMIGLIA)라는 작은 소도시에서 토리노로 방향을 잡았다.


이지역이 프랑스와 이태리의 접경 지역인 듯 자동차로 얼마를 가다보면 밝은 오렌지 톤의 마을이 또 노란 파스텔톤 마을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도로 하나에 프랑스 이태리 두 나라의 국경이 지그재그로 존재 하는것 같았다.


이태리 프랑스의 집경도시 벤티 미글리아


여행중 예상치 못한 못한 놀라운 풍광을 만나게 될때 이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토리노로 가는 3시간여 동안 절벽과 절벽 사이로 이어 지는 협곡은 숨이 막힐지경 이다. 계곡이 보일때 마다 로야 (Roya) 계곡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선명하다.



아래로는 비취빛 빙하수가 계곡을 삼킬듯이 포효하며 흐르고 거칠디 거친 바위산들이 협곡을 따라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협곡을 벗어나니 산자락에 자리잡은 거친 소박한 산촌 마을이 보였다.


Roya River 로야 협곡

아찔한 협곡을 벗어나 평탄한 초원과 구릉으로 나와 평탄한 도로를 한시간여를 달리니 지금은 퇴락하고 있지만 한때는 이탈리아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위용을 자랑하였던 피아트 브랜드 본사가 위치한 토리노가 보였다. 시장한 허기를 채우기 위해 인터넷으로 찾은 한식당에서 불고기 한접시를 비우니 새로운 여행길에 대한 생기가 돋았다.

토리노에서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가 베른으로 방향을 잡아 한 시간여를 달리니 저 멀리 유럽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몽블랑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고 기괴한 형태의 구름이 신비로왔다.



인터라켄의 호수를 다시 만나다.


바다처럼 넓다란 제네바 호수를 뒤로하고 이정표를 따라 한시간여를 달리니 드디어 인터라켄의 튠(Thun) 호수를 만났다. 오랜시간 동안 자동차로 이동해 지친 몸이 맑디 맑은 에머날드 빛 물빛을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피로가 사라지는 듯 하였다.


호수너머로 보이는 아득히 보이는 알프스의 만년설이 이곳이 스위스의 심장임을 알렸다. 유유히 호수가를 유영하는 어미 백조를 따라 새끼 백조들이 아기들의 종종걸음처럼 발짓하는 모습이 귀엽다.


오리 새끼와 별반 다르지 않는 백조 새끼들을 보니 어린시절 읽었던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가 생각났다. 물밖에 나와 뒤뚱거리며 걷는 어미 백조의 모습이 방금전 우아하게 알프스의 호수를 누비던 그 백조라고 상상할 수가 있을까?



서쪽의 튠(Thun) 호수 (Laken)와 동쪽의 브리엔쯔(Brienz) 호수(Laken) 사이에 호리병과 같은 지역의 중간에 위치했기에 그 이름이 인터라켄 (Interlaken) 이던가 ?


대학시절 베낭여행을 시작으로 이번이 벌써 네번째 다. 유럽을 여행할 때마다 아직도 가보지 못한 다른 곳을 찾아 가리라 하면서도 또 이곳을 다시 찾게 되는 나 자신을 모르겠다.


호수너머 저멀리 보이는 융푸라우의 순백 봉우리가 태양에 반사되어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몇 장의 사진으로 스위스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는 정말로 어려운게 아쉬울 따름이다.


스위스 여행기 다음편에 계속

또 다른 스토리 홋카이도 설국열차


튠호 반대편에 위치한 브리엔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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