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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씨 Sep 16. 2019

퇴사자의 치앙마이 한 달

퇴사자의 치앙마이살이




퇴사 후 막연히 상상했던 해외살이를 시작했다.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소소한 일거리들과 함께 치앙마이에 왔고 이 글을 쓰는 지금 4주째가 되었다. 이제 한 달의 집 계약을 마치면 그 후에는 거처도 계획도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 치앙마이에서의 한 달은 나에게 여행자의 설렘과 일상의 여유를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해 준 특별한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너무 빠르게 지나가 허무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 한 달을 돌이켜보고, 다음 계획을 세우기 위해 적어보는 솔직한 일기.




출국

7월 말 급한 일 몇 가지를 끝내고 당장 다음 주에 떠나는 비행기를 끊었다. 5월이 퇴사일이었으니 꽤 오래 걸렸다. 퇴사 후 계획했던 해외살이를 위한 첫걸음인데 막상 그 한 걸음이 너무 어려웠다. 거창한 목표와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핑계로, 퇴사도 했고 이제는 좀 쉬엄쉬엄 살아도 될 거라는 정당화와 함께 미뤄왔었다.



어느 날 이유 없이 에라 모르겠다 티켓을 구매했다. 그러자 나머지는 빠르게 진행됐다. 남은 일주일간 친구들도 만나고 가족 외식도 하고 급 회사에 연락해 시간이 되는 몇 팀원들과 저녁도 할 수 있었다. 해외에 나간 후 돌아오는 날짜는 정하지 않았으므로 비행기는 편도로 끊고 혹시 몰라 직전에 100% 취소 가능한 돌아오는 표를 따로 끊어 출국했다. 그 날은 엄마가 집 앞 공항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주셨다. 속으로 많이 섭섭하셨을 것을 안다. 그래도 엄마는 한 번도 말리지 않으셨고 걱정하는 마음을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셨다. 엄마는 마지막으로 '딸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내 퇴사 기념으로 팀원들이 만들어준 케이크에 있던 문구를 응용하셨다.


도비는 자유예요


막상 떠나는 날은 신나거나 설레기보다 무언가 우울했다. 비록 잠깐이지만 집을 떠나는 우울감도 있었을 것이고, 덩달아 내가 '치앙마이에 가면 해야지’라고 미뤄온 모든 것들이 이제 실제로 해야 하는 일이 되었기 때문에 그 무게감에 우울한 것도 있었다. 다행히 저녁 비행기라 전날 밤을 꼬박 새우고서도 못 싼 짐을 늦은 점심을 먹고 천천히 정리할 수 있었다.


 


방콕 여행

치앙마이에 가기 전 방콕을 경유하는 김에 방콕에서 4일간 여행을 했다. 잠을 못 자 피곤한 상태에 무거운 마음으로 출발했음에도 막상 방콕에 도착해서는 여느 해외여행처럼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방콕은 100% 여행하는 곳으로 정해뒀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들더라도 본격적인 해외살이 전에 잠시나마 여행하는 시간을 둔 건 잘한 일이었다. 좋은 호텔과 수영장, 맛집과 이국적인 여행지. 한국의 푹푹 찌는 무더위 보다야 비도 간간히 내려 선선하고 쾌적한 날씨. 여행 기간 동안은 옷도 예쁜 관광용 옷을 골라 입고, 화장하고, 사진도 많이 찍어가며 즐겼다. 이 방콕에서의 짧은 여행은 출국할 때 따라붙은 우울감을 설렘으로 바꿔주는 계기가 되었다.





드디어 치앙마이, 첫 주

치앙마이 살이의 첫 주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치앙마이로 넘어가기 전 날 에어비앤비로 2박을 예약하고 한 달 숙소를 그 안에 알아보는 계획을 세웠다. 방콕 여행까지 3번이나 숙소를 옮겨 다녔으므로 이제는 정착하고 '내 공간’을 갖고 싶었다. 하지만 문제가 집을 찾는 것뿐인가, 한 달 간의 이동수단을 찾는 것, 빨래를 하고 장을 보고 생리대를 비롯해 온갖 작은 생필품들을 사는 모든 일상이 낯선 외국 땅에서는 다 미션 같았다.



미션 1. 숙소 찾기

수영장이 좋아 한국인에게 유명한 디콘도사인을 먼저 방문해보기로 했고 그게 문제였다. 디콘도사인은 중앙 오피스에서 바로 렌트하는 것이 아니라 각 방마다 따로 에이전트가 있어서 에이전트들에게 각각 연락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나는 첫 에이전트를 만나고, 기다리고, 방을 둘러보고 가격 흥정을 당(?)하고 다음 에이전트에게 라인으로 연락했는데 곧 온다더니 삼사십 분이 지나도록 안 오는 등 오후 4시까지 그 근처에서 시간을 버리게 되었다. 하도 안 와서 약속 취소를 통보했지만 난 이미 피곤해진 상태. 임시거처는 2박만 예약해뒀는데 소중한 하루가 디콘도에만 묶여서 지나가버리다니.


그날 밤 우연히 유튜브에서 51 홈텔이라는 곳의 리뷰를 보게 되어 다음날 아침 찾아가 보았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위치가 멀었지만 넓은 투룸에 와이파이가 빠르고 호텔이라 잡다한 생필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었다. 다시 임시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는데 갑자기 스콜성 비가 퍼부었다. 무거운 캐리어를 질질 끌고 비를 피해 바로 근처 식당에 갇혀있자니 왠지 친절했던 주인이 떠올랐다. 더 이상 집이 없는 삶이 싫어 그 길로 메시지를 보내고 바로 계약해 입주했다.




미션 2. 오토바이

숙소의 위치가 먼 만큼 오토바이 렌탈은 필수였다. 나는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천천히 평화롭게 타고 다니는 걸 상상했었는데, 실제 치앙마이의 교통환경은 많이 달랐다. 엄청나게 많은 오토바이와 차, 복잡한 길, 매연, 무단횡단, 조금만 잘못 가면 빠지는 고속도로와 스콜성 비 까지. 결론적으로 지금은 조금 익숙해진 상태. 확실히 오토바이가 있어야 살기 편한 곳이긴 하다. 오토바이만 있으면 모든 지역을 10분~15분 이내에 갈 수 있으니까. 대신 원래 뚜벅뚜벅 걷다가 풀꽃 보고 이쁜 가게를 발견하는 느릿한 속도로 살았었는데 내 삶의 속도가 약간은 빨라진 느낌이다. 또 하나, 오토바이를 타기엔 바지가 편한데 내 여름옷은 대부분 치마형이었다. 편한 바지들을 많이 장만해야 했다.



미션 3. 식사

태국은 외식비가 저렴하고 식당이 많아 집에서 요리를 할 일이 없다. 아침 정도만 간단하게 근처 빵집에서 사 온 식빵과 계란, 시장 과일로 먹었는데 그마저도 나중엔 밖에서 먹었다. 외식을 할 때는 한 번도 겹치지 않고 모두 다른 식당에서 먹었다. 태국 음식을 원래 좋아했어서 그런지 맛없는 곳이 없다. 똠얌꿍, 모닝글로리, 망고스티키라이스, 볶음밥, 팟타이, 팟씨유, 족발국수, 족발덮밥, 생선구이, 그냥 길거리 반찬과 카오소이, 온갖 튀김음식 등등. 태국 식당은 그냥 원래 다 맛있는 듯. 다만 식당들이 대부분 빨리 닫아서 (4시쯤) 하루를 늦게 시작하는 나 같은 게으름뱅이에게 저녁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것이 단점. 대신 태국은 앱으로 시켜먹는 식당 음식 배달시스템이 잘 되어있다. 그랩푸드, 우버이츠, 푸드판다를 이용해 배달료 없이 버블티 한 잔을 시켜 숙소에서 먹을 수도 있었다.

치앙마이 Best Dessert, 밥먹고 디저트로 밥먹기



미션 4. 일할 곳 찾기

원래 치앙마이는 디지털노마드의 성지로 유명한 만큼, 다양한 유료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었고 한 곳 정해 정착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한 번쯤 들려보려고 생각했던 TCDC (Thailand Creative & Design Center)에 먼저 방문하게 되었다.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온갖 예술, 디자인 서적이 구비되어 있었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 차분한 분위기였다.



TCDC의 1회권은 100바트고 1년 멤버십은 600바트(방콕&치앙마이점 중 치앙마이 만 갈 경우)이다. 치앙마이에 한 달을 보낼지 더 있게 될지 모르겠지만 왠지 태국에 잠시나마 거주하는 디자이너로서(?) 놓치고 싶지 않아 일종의 기념품처럼 1년 멤버십에 가입했다. 그 후로 한 달간 TCDC는 업무에 집중하고 싶을 때 거점이 되는 곳이 되었고 2만 4천 원 남짓한 가격에 저렴한 코워킹 스페이스로 잘 사용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치앙마이 곳곳에는 일하기 좋은 카페가 많고(많은 손님들이 노트북으로 일하고 있다), 언제나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마야 몰의 CAMP라는 24시간 무료 코워킹 스페이스도 있다. TCDC를 거점으로 카페와 CAMP를 잘 활용하니 업무 공간의 불편함은 없었다.




여행 반, 일상 반의 둘째 주

치앙마이 살이를 위한 기반을 닦은 첫 주 후, 둘째 주에는 치앙마이를 조금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맛집을 방문하고 이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주말마다 부지런히 마켓에 놀러 갔다. 치앙마이의 전체 지도를 익히고 동네 분위기를 어렴풋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집과 일할 곳과 이동수단이 있으니 모든 게 편하고 거칠 것이 없었다.



해보기 1. 요가

치앙마이에서 하려고 했던 것 중 하나가 요가였다. 나는 둘째 주 아침 9시에 시작하는 원님만 요가 클래스에 도전해봤다가 15분 전에 도착해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 실패했다. 대신 다음날 같은 시간에 열리는 공원 무료 요가 클래스를 들었는데, 새소리와 물소리, 자연, 소규모의 인원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 너무 좋았다. 벌레 빼고. 공원의 모든 날벌레와 개미떼들이 공격한다. 가만히 엎드려 내 손으로 올라오려는 개미를 보고 있자니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터득한 건 선생님의 말씀대로 눈을 감고 모든 것을 잊어버리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원래 잊으라고 하신 건 그게 아니지만) 원님만도 매주 화, 목에 열리고 공원 요가도 수시로 열리므로 스케줄만 잘 확인하면 무료로 요가를 계속 들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어차피 요가 초짜라 그다지 고퀄리티의 수업이 필요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 날을 마지막으로 난 단 하루도 아침 9시 전에 일어날 수 없었다.




해보기 2. 스윙댄스

토요일 저녁엔 원님만에서 스윙댄스 무료 클래스에 참가해 생에 첫 스윙댄스에 도전했다. 생각보다 어려웠고 더웠지만 신나는 경험이었다. 다양한 국적의 파트너들과 이야기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마지막엔 처음 와본 사람이 누구냐 묻길래 아무 생각 없이 손 들었다가 댄스파티의 첫 주인공이 되어 모두의 응원 속에서 대차게 틀리는 일도 있었다.



해보기 3. 시장 쇼핑

치앙마이엔 유명한 마켓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토요일의 토요야시장, 일요일 아침의 러스틱 마켓과 저녁의 선데이 마켓에 부지런히 방문했다. 러스틱 마켓은 비교적 작은 공간에서 아기자기하게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바로 출발해 마켓에서 파는 간식, 디저트들로 요기를 하고 각종 빈티지 물품들, 디자이너가 직접 손으로 만든 옷과 도자기, 가방과 은 액세서리들을 구경했다. 토요야시장이나 대표적인 선데이마켓은 굉장히 넓은 공간에 끝없이 가판대가 늘어서 있다. 러스틱마켓보다 볼 것도 많고 사람도 많고 복잡하다. 하지만 그만큼 활기찬 재미가 있다. 특히 선데이마켓은 하루 만에 다 볼 수 없어 나는 첫 주에는 가운데를 중심으로 왼쪽, 둘째 주에는 오른쪽, 셋째 주에는 그럼에도 못 간 곳을 둘러봐 총 3주가 걸렸다.


치앙마이에서 손꼽는 재미 중 하나가 이런 시장 쇼핑이다. 그동안 방문했던 동남아 시장들 중 치앙마이가 가장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기만의 프라이드가 있는 핸드메이드 장인들이 많은 곳이고, 곳곳에 트렌디한 젊은 감각의 소품들도 많다.

치앙마이 한 달 Best Food







일상이  치앙마이 셋째 

셋째 주엔 정말 '일상'이라고 칭할 만큼 하루의 안정을 찾았다. 매 끼니를 새로운 곳에서 먹었더니 이제 검색해둔 곳 중 안 가본 맛집이 없고 카페가 없었다. 매일 치앙마이 곳곳을 핸드폰 사진첩이 넘쳐나게 찍었었는데 슬슬 카메라를 꺼내지 않았다. 대신 오후가 다 되도록 숙소에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거나 카페에 가 그림일기를 그리고 일을 하며 오랜 시간을 보내거나 하는, 꽤 한국처럼 일상적인 시간을 보냈다.


치앙마이에서의 일상. 한국과 다름이 무엇인가.



여유 1. 치앙마이의 구름

구름, 하늘 덕후로서 치앙마이는 구름 구경이 너무 재미있는 도시이다. 한국에서 미세먼지에 파란 하늘과 구름을 본지 오래되었는데, 치앙마이에 오니 구름이 뚜렷이 보일 뿐 아니라 왠지 더 가깝고(?) 모양이 버라이어티 해서(?) 매일 하늘 보는 시간을 10분 이상은 갖게 되었다. 마침 내가 있는 기간이 우기여서 그런지, 치앙마이가 대지가 높아서 원래 그런 건지 예송 한(예체능 전공이라 죄송합니다)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여유 2. 고양이

내가 머무는 한 달 숙소 로비에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다. 숙소 대문에서 오가는 손님을 지켜보는 집주인 고양이와, 이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듯 한 아가 고양이. 둘 다 사람을 좋아해서 모든 게 다 피곤한 어느 날은 이 고양이들과 몇 시간이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매일 오가며 질척거렸더니 숙소 스태프들에게 고양이 덕후로 유명해졌나 보다. 로비에서 두리번거리면 스태프들이 웃으면서 고양이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르켜주곤 했다. 마지막 날을 앞두고 체크아웃에 관한 질문을 페이스북 메신저로 물었을 때도, 스탭은 다음에 다시 방문하라며 고양이 사진을 보내줬다. (내가 뭐에 유혹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여유 3. 갔던 음식점 다시 가기

셋째 주가 되자 슬슬 입맛이 없을 때가 생겼다. 물론 치앙마이에는 태국 음식뿐 아니라 이탈리아 요리나 한식, 일식, 중식 등 많은 종류가 있어 태국 음식에 질려도 대체제는 많지만, 그 무엇도 끌리지 않고 음식점을 찾아가기도 귀찮아질 때가 생겼다. 이럴 때는 매 끼니 새로운 음식점에 가던 것을 멈추고 갔던 식당에 다시 찾아가 먹었던 메뉴를 다시 먹었다.





그리고 넷째 주, 그래서 얻은 게 뭐야?

시간은 생각보다 너무 빨랐고, 어느새 한 달의 마지막 주가 되어버렸다. 내가 치앙마이에 가면 하겠다고 했던 것들의 리스트를 이제야 다시 꺼내 들여다보았다. 첫날에는 앞으로 30일이나 남아있으니 그동안 내가 많은 것을 해낼 줄 알았다. 하지만 30일은 자리를 잡고, 조금 익숙해지고, 살짝 즐기기만 했는데도 쏜살같이 지나갔다.

리스트에는 체크되지 않은 항목들이 대부분이었다.

영어공부, 포폴 준비, 태국 음식 한 가지 마스터 하기 등등.


아무리 생각해도 ‘그래서 치앙마이에서 얻은 게 뭐냐?’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도대체 대답할 게 없다.

일상이라기엔 여행 같고, 여행이라기엔 일상 같은 하루하루. 여행 같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카페에 가봤다가 돌아오기만 해도 뿌듯하고 (얻은 것이라곤 뱃살?) 일상 같기 때문에 하루를 스케줄로 꽉 채우지 않고 조금은 여유롭게 비워두었던 날들.




치앙마이 Best 야식 꼬치구이



어느  저녁 태국인들이   꼬치구이 집에서 하나에 200원짜리 꼬치와 맥주를 먹으며, 어쩌면 '일상으로서릐 치앙마이 자체가 내가 얻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오늘은 오래간만에 잠을 푹 잤다. 꿈을 꿨는데, 내가 다니던 회사에 재입사를 한 상태였다. 오전 업무를 간단하게 하고 가까이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만났다. 회사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러 같이 택시를 탔다. 택시에서 우리는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했다. 오늘 누가 회사에서 더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는지, 이 근처 어느 식당이 맛있는지, 점심을 먹고 각자 몇 시까지 복귀해야 하는지 등.

그러다 잠을 깼는데 치앙마이 근교의 한 리조트였다. 한 달 집 계약이 끝나 오랜만에 도시를 벗어나 꽤 좋은 숙소에 묵었고 창 밖에 휴양지 특유의 초록빛 동남아 풍경이 보였다. 오늘은 아침 조식을 먹고 오전 수영을 할 계획이었다.

왠지 방금의 꿈이 더 일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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