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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리 Jun 27. 2023

남편의 달콤한 목소리에 속았다

1박 2일 집을 비웠다.

집에 돌아와 남편과 저녁을 먹는데 남편이 내 귀를 향해 달콤하게 속삭인다.


사랑해.


응? 갑자기...? 왜 때문일까...?

순간 많은 생각이 물음표가 되어 머릿속을 헤집고 지나갔다.


어디가 아픈가?

나 없는 사이에 무슨 사고라고 쳤나?

내가 집을 비우니 와이프의 소중함을 느낀 걸까?


떠올려보니 언제부터인가 사랑한다는 말을 잊고 살아온 듯하다.

전에는 밥 먹듯 하던 말인데, 이젠 사랑한다는 말을 꺼내는 게 민망해진 우리다.

정말 큰맘 먹어야 할 수 있는 말, 

사.랑.해.


근데 갑자기, 그것도 너무도 나긋나긋하고, 지상 최대의 달콤함으로 내 귀에 속삭이다니.

뭐지?


이상하다 싶어 남편을 쳐다보니 남편의 시선은 내 뒤 소파를 향해 있다.

소파에는 우리의 반려견 하니가 앉아 있었다.

그랬다. 내가 아닌 하니에게 한 말이었다.

전생에 연인이라도 만난 듯 남편은 꿀 떨어지는 눈망울로 하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밥상에 있는 동치미 국물을 꿀떡꿀떡 들이키며 투덜거렸다.

췟. 그럼 그렇지.


나 역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고백했다.

사랑해.

날 쳐다보는 남편의 시선을 외면한 채 하니를 쓰다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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