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집을 비웠다.
집에 돌아와 남편과 저녁을 먹는데 남편이 내 귀를 향해 달콤하게 속삭인다.
사랑해.
응? 갑자기...? 왜 때문일까...?
순간 많은 생각이 물음표가 되어 머릿속을 헤집고 지나갔다.
어디가 아픈가?
나 없는 사이에 무슨 사고라고 쳤나?
내가 집을 비우니 와이프의 소중함을 느낀 걸까?
떠올려보니 언제부터인가 사랑한다는 말을 잊고 살아온 듯하다.
전에는 밥 먹듯 하던 말인데, 이젠 사랑한다는 말을 꺼내는 게 민망해진 우리다.
정말 큰맘 먹어야 할 수 있는 말,
사.랑.해.
근데 갑자기, 그것도 너무도 나긋나긋하고, 지상 최대의 달콤함으로 내 귀에 속삭이다니.
뭐지?
이상하다 싶어 남편을 쳐다보니 남편의 시선은 내 뒤 소파를 향해 있다.
소파에는 우리의 반려견 하니가 앉아 있었다.
그랬다. 내가 아닌 하니에게 한 말이었다.
전생에 연인이라도 만난 듯 남편은 꿀 떨어지는 눈망울로 하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밥상에 있는 동치미 국물을 꿀떡꿀떡 들이키며 투덜거렸다.
췟. 그럼 그렇지.
나 역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고백했다.
사랑해.
날 쳐다보는 남편의 시선을 외면한 채 하니를 쓰다듬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