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마주한 우리의 진심
'어쩔 때 보면 말 되게 안 들어'
미세먼지가 한가득한 요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는'마스크 하고 다녀'이다.
ㅡ
나는 대학생활 중 일부를 중국에서 보냈고 이곳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미세먼지와 황사를 마주했었다.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지금의 미세먼지 따위는 별로 심각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 마스크 따위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막아 줄 수 있을까?라는
의민이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답답하고 불편한 마스크를 하는 게 그냥 싫었다.
ㅡ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마스크를 집어 들었다. 기능이 좋다는 마스크도 한 박스 구입했다.
'남편-오늘 미세먼지 심하다니까 꼭 마스크 하고 가' 라며 잔소리 같지 않은 잔소리를 한다.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거지만 남편에게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미세먼지로부터 멀어지길 바랬나 보다.
ㅡ
며칠 후 나는 미세먼지 때문인지 목에 큰 돌이 박혀있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게 되었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출근길에 눈에 보이는 마스크를 집어 들었고, 얼마나 효과 있는지 모르겠지만
'마스크를 썼으니 괜찮을 거야'라는 안도감을 찾았다.
출근길에 마스크 한 사진을 남편에게 보냈다.
아직은 답이 없지만 아마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진작 말 좀 듣지'
<코멘터리>
나는 괜찮아도 당신은 더 안전했으면 좋겠어 라는 조그만 진심이 담겨있던 에피소드이다.
물론 그 후에도 아무리 잿빛 자욱한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도 스스로 마스크를 챙기지는 않았지만
이따금씩 생각해 본다. ' 오늘은 말 좀 들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