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그리고 벚꽃 기다리기
분홍구름과 분홍솜사탕
우리의 연애는 조금 길었다. 7년 이라는 시간 동안 해본 것도 많았지만 안해 본 것도 많았다.
그 중에 하나가 제대로 된 벚꽃축제를 가보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다지 벚꽃에 대한 감흥이 없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그 길에서 벚꽃이 제대로 보일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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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905호에 산다.
베란다를 열면 바로 보이는 공원의 나무들을 보며 계절마다 뿜어내는 분위기를 매일같이 관찰하는
것으로 계절을 느끼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앙상하던 나뭇가지들이 귀여운 꽃봉우리를 만들어냈다.
매일같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베란다에서 내려본 아래세상에 있는 나무들이 바뀌어가는 것을 보며
우리는 그렇게 벚꽃을 기다리고 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저 지나가는 사계절 중 하나인 봄 그리고 벚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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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베란다 문을 열어보니 아래로 보이는 많은 벚꽃나무가 나는 분홍나무 같았고 ,
남편은 분홍솜사탕 같다고 생각했다.
그럼 나가볼까? 하고 30분 남짓 벚꽃길을 걸었다.
우리에겐 30분이면 충분하다. 사실 벚꽃이라는 것보다도 오랫동안 기다린 봄이 더 반가웠을지도 모른다.
"내년의 봄아, 사계절 내내 올려다보고 내려다 보고 다시 기다릴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