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에서 타닥타닥 키보드 소음 내기

맞벌이 부부의 저녁은 짧다

by 오알로하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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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키보드 소리를 함께 내고 있는 중


맞벌이 부부의 저녁은 정말 짧다.

퇴근 후 부랴부랴 저녁을 챙겨 먹고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나면

마치 시계에 빠르게 흘러가는 장치라도 달려 있는 것처럼 훌쩍 지나 잘 시간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이제 자야지'라는 마음보다 '내일 출근해야 되네'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우리는 각자 하고 싶은 게 너무 다르다.

무언가를 만들거나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쓰고 싶고,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겨우 결혼 1년 차를 막 지나고 있는 자칭 '신혼부부'이기에 여느 부부들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저녁을 붙잡으며 '그래도 함께 하는 것이 좋지 않겠어?' 라며 매일 tv로 보내고 싶지

않은 저녁시간을 만족해하며 지내고 있다.




어느 날 , 우리는 그동안 단순히 옷방으로만 사용하는 작은방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다지 넓지 않은 책상 한편에서 하고 싶었던 게임을 하고 한쪽 모서리에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쓴다.

게임에서 나오는 효과음과 그 옆에서 재잘재잘 책에 담길 이야기를 인터뷰 마냥 떠들고 있으니

마치 이 공간에 적당히 기분 좋은 소음이 가득 채워진다.

네모 반듯한 책상에 네모난 컴퓨터와 노트북으로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며 소리를 낸다.

둘이 함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같은 공간에서 함께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 우리는 함께해서 좋은 것보다 함께 있어서 더 좋은 것이었구나'

그래서 우리의 하루 중 pm 11:00는 각자가 무얼 하던 같은 공간에 있기로 했다.

이 공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밤이다.


그렇게 우리는 맞춰 살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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