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쿼터의 행복 슬램덩크에서 NBA 농구까지

함께 농구를 보게 되어서 행복해

by 오알로하링


4 쿼터의 행복 MY WARRIORS

우리는 스포츠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야구를 가장 좋아하고 모든 스포츠에 대해 종목에 구분없이 조금씩 알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부부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만화 '슬램덩크'를 좋아하는 것이다.


'나는 윤대협이 좋아'

'나는 정대만이 좋아'


가끔 길을 걷다 슬램덩크를 떠올리면 곧잘 그 장면이 멋있었지 그 대사가 멋있었지 라는 대화를 한다.

아마도 우리가 연애 기간 중 서로 평범하지만 비범하다는 것을 느꼈던 공통 키워드는 슬램덩크가 아녔을까 싶다. 스포츠 만화 속 주인공의 대사를 술술 말하는 남자라니 , 슬램덩크가 좋아 가마쿠라 기차역에 다녀온 여자라니 우린 그런 연애 후 부부가 되었다.


SAM_7778.JPG <슬램덩크 만화의 배경지인 가마쿠라고교역 >


한 참이 지난 후 우리는 여행기간 중 NBA 경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VS LA 레이커스의 경기를 보게 되었는데 김남편이 손꼽아 기다렸던 코스였고 나는 그저 가자고 하니까 가보자 정도로 여겼다. '슬램덩크는 좋지만 농구는 잘 모르겠어'라는 아이러니한 마음이었다. 물론 그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평소 슬램덩크를 좋아하는 여자였기 때문에 경기를 보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경기 내내 눈을 뗄 수 없는 플레이가 이어졌고, 김남편은 정말 마음껏 경기에 푹 빠져 나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종종 다정하게 대답을 해주기는 했지만 이 경기장에 혼자만의 관람인 것처럼 집중해 있었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조금은 내성적인 이 사람이 이렇게 농구 경기에 흥분해 있는 게 좋았다.


1분 1초도 자리에 떨어지지 싶어 하지 않는 눈치여서 직접 맥주와 나쵸도 사다 줬다. 평소 같으면 '뭐 먹을래? 내가 사 올게'라고 말하는 사람일 텐데 이게 얼마나 좋으면 '응 그렇게 할래? 먹고 싶은 거 사와'라고 말하고 다시 코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4 쿼터가 끝나고 우리가 이 곳에 있었음에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내성적인 사람이 그렇게 흥분한 모습도 슬램덩크 이외의 농구엔 시큰둥하던 사람도 며칠을 농구 이야기 하나로 이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벌써 1년 반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오라클 아레나 관중석에 있던 사람처럼 생생한 그 날의 대화를 한다.


야구가 쉬고 비시즌에는 NBA 농구 시즌을 함께 보고 있다.



평범한 우리의 매일에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또 하나 생겨났다.

'퇴근하고 같이 농구 하이라이트 보자'


먼저 농구 보자고 해줘서 고마워 , 함께 농구를 보게 되어서 행복해

<4 쿼터의 행복 MY WARRIORS>



<코멘터리>

NBA에서는 경기가 끝나고 일정 시간 동안 일반 사람들도 코트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클랜드는 매우 위험한 곳이야 , 경기가 끝나면 바로 돌아오는 게 좋아'라는 말 잘 듣는 사람들이었다. 끝난 직후 많은 사람들 인파에 껴서 빠르게 도시로 돌아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언제 다시 가보겠어 , 한번 들어가 볼걸'이라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때 우리가 코트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좋아하는 선수들이 떠나기 전에 꼭 다시 한번 가자라는 작은 꿈을 꾸게 되었다. 다시 한번 꼭 가자 MY WARRI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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