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음
새해가되면 으례히 사람들은 목표를 세우고 자신과 약속을하며 굳은 결심을 한다.
뭘 하겠다는둥...
나 또한 그래 왔지만
이번 경우는 결심이 아닌 갈등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친구들을 만나고 난 이후부터다.
그건 "얼굴성형" 이다.
오랜만에 친구들 신년모임에 갔다. 왁자지껄이다.
오는 순서대로 어서 오라며 순자야,옥자야,말숙아 등등...
촌스럽지만 정겨운 그 이름을 한명씩 호명하며 안부를 대신한다.
환한 얼굴을 내밀며 화답하는 친구들에게 난 사랑스런 눈빛을 내어주며 윙크로 반가움을 대신한다.
친구들은 급한가보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간 묶어둔 이야기 봇다리를 사정없이 네것,내것 풀어 헤치며
야단법석이다.
서로 먼저 봇다리를 풀겠다며 다른 친구의 어깨를 당겨 제끼고 지 어깨를 앞세워 들이민다.
그걸보니 재밌기도하고 얘들이 얼마나 이 시간을 기다렸나 싶다.
'너희들 손주가 있는 할머니들 맞어'?
귀엽다.
나이를 먹어도 소녀적 감성은 그대로다.
외적으로만 나이 듦이지 마음은 여전히 소녀이고 지지배들이다.
길을 걷다가도 바람에 실려 떼구르르 구르는 낙엽만 봐도 낄낄 거렸던,
그리고 그걸 보면서 때론 감성에 잡혀 눈물을 흘렸던 그 시절 추억을 소환케 한다.
흐르고 있는 시간이 야속하다.
나는 이야기를 듣는 쪽이다. 내 귀는 봇다리속 이야기에 시선은 자연스럽게 친구의 얼굴에 멈췄다.
아리송하다.
친구의 예전모습이 아니다.
작았던 두눈이 뚜렷한 우렁이 눈으로
그리고 꺼져있던 볼이 뭔가로 채워져 통통볼로 되어져 있고
아무튼
이곳 저곳 뭔가가 다르다.
그러고 보니 와 있는 친구들 대부분이 예전의 눈,코,입은 온데간데 없고 새 것들로 채움 되어져 있다.
고개가 절로 갸우뚱이다.
의술의 도움을 받은거다.
그 이름 "성형" 이다.
예전의 얼굴생김이 아니다.
중요한건,예전에 보지 못 했던 친구들의 넘치는 자신감 뿜뿜이고 당당함이라는 사실이다.
한결 모습이 밝아졌다.
이쁨은 오히려 덤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만남내내 나는 친구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는 들리지도 않았다.
관심밖이다.
내 머릿속엔 오로지 어지러운 갈등의 연속 만이다.
나도 '해, 말어'
갈등의 큰 요인중 하나는 부모님이 주신 거라서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상태가 그닥 나쁘지 않고 봐줄만하다 했는데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나, 아무튼 그렇다.
친구들 앞에 서니 왠지 나만 뒤쳐지고 작아지는 느낌이 크다.
나만 손 놓고 있으면 다른세상 사람일 듯 싶다.
부모님이 주신 그대로를 보존 하자는 나름 소신을 가진터라
잘된 경우를 보더라도 마음이 흔들리진 않았는데 예뻐진 친구들을 보니 이처럼 갈등이 요동을 친다.
지키고 있던 내 소신에 싸한 외풍이 불기 시작한다.
여잔 여자 인가보다.
이뻐지고 싶은 맘엔 나이 불문이란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 당연 늘어지고 작아지고 없어지고 생기고 하는 현상들은 지극히 자연스런 이치일 터인데
왜 이걸 못 견뎌 하는걸까?
갈등을 하고 있는 나 역시도 그중 한사람 되지 않을까? ㅎ
찾자면 나한테도 컴플렉스는 있다.
옅은 팔자주름과 꺼진 볼살이다.
이전까지는 거울을 볼 때면 걸림 없이 쓰다듬으면서 중얼거렸다.
'이건 잘 살아왔다는 증표여 갠찮여 아니면 만져나 보겠니'? 라며 했는데
그런 마음을 언제까지 가져갈 수 있을지 지금은 의문이다.
나도 내맘 모르겠다 ㅎ
맘이 복잡해진다.
성형은 사회적인 분위기도 한 몫 하는 건 틀림없다.
친구들을 보면서 알게 된 건 성형으로 얻게 되는 큰 자신감이란 사실이다
나의 이 갈등이
어느쪽으로 귀결될지
나도 궁금하다.
이뻐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