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마중
달빛이 먼길 내려와
가을사냥 나서는 밤
나도 따라
밤 마실 간다.
낮 동안 심술 주던
햇빛 재워놓고서
오는길 어두워 더디올라
급한 마음에 입고보니
시스루 구름옷
말벗 해주는 구름 좋아
웃음으로
까만 밤 뽀얗게 분칠주고
어제는 가을하나
오늘은 둘
내일은 더 많은 가을이 와
여름을 조용히 밀어내겠지
가을 오는 날엔
동네 아낙들
버선발 나오는 날
달빛이 가을을 만나네.
어서와 가을아
익어버린 몸에 마음에
너를 안아보게
내 발길 놓는 곳 마다
발밑 간지럼 태우니
내가 가을인지
가을이 나 인지
알쏭달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