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리
까톡 까톡
알린다.
가을이 왔다고
가을소리 모여
고추잠자리 등 타고서
매미소리 가니
가을오고
풀벌레소리오니
여름가네
다시 여름이별
그리고 또봄 가을을
여름주고 가을 받고
내 나이
예순하고도 둘
몇 번의 만남과
이별이 남았을까
볕은 여름 얼굴
바람은
땀을 거두는 가을머리
여름의 끝자락에
걸터앉은 가을이
요란하지도
사납지도 않게
살금살금
밤길 걸어와
미소바람을
집안 곳곳에 부려놓고
들킬라 총총 걸음으로
급히 내 뺀다
알아차린 몸이
새벽녘
이불을 덮어 달라며
잠을 깨운다
긴 여름밤
주는 매미의
애절한 세레나데는
밤을 마셔야했던 눈물의 안주
이젠
때를 아는지
짐을 싸네
그 자리 풀벌레차지
수 만 번 날개 비벼대며
또 임 타령 시작일세.
임아 어서 와 주소서
귀뚜라미 여치 찌르레기
날개 죽지 떨어질라
걱정되는 밤
풀벌레 우는 밤은
마시는 밤
내일 밤은
참한 밤이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