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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언 Aug 23. 2024

가을택배

가을택배


가을은 받는 계절

고향을


바람이 택배를

무심하게 툭 떨구고 간다.

고향을 주고서


보니

두 알의 열매

경이로움에 동공확장

터질듯한 두눈


몇해전 은은한 향

보라색 고향 꽃에

마음 뺏겨 심어놓은

으름덩굴에

경이로움이 대롱대롱

그네를 타네.


세상을 거꾸로 봐야하는 숙명

매일 매일 불어나는 기쁨의 체중

쏠리는 무게를 감당하기 버거운 듯


어릴적 고향집 가을앞산에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눈 익음

고향이 가을 옷 입고 왔네.


그 시절

고향집 가을앞산은

높이만큼이나 넉넉함으로

얇아진 배를 채워주었던


먹거리 다이소

고마웠소.


오가며

말동무 해주고

눈 맞춤 주며 손잡아주고

목말라 할 때 갈증 풀어 주고


그것도

정성이였는지

옅은 보라색 꽃으로

은은한 환희의 봄을 주더니


기다림을 하니

통통한 열매 속 가을을 넣어

으름 만들어 보냈네.


상처받아 걸린 마음

다스리기 벅찰 때

연보랏빛 꽃향기는

마술 손 엄마약손


그리고

내 숨구멍


영글어가는 중이래요

뽀얀 속살에 까만점 보일 때까지

오늘도 내일도 가을도 으름도

그리고 기다림도


다음가을 택배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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