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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따먹기

by 소언


지금

내 머리카락 밭에선

흑발과 백발의

치열한 영역다툼 중


땅따먹기 한창

거울 보기 싫어져


흑발 편에 서서

응원을 보내지만

가망 없어 보여


받아먹은

세월 토해내는데

틀어막을 장사 없어

백발승리


이길 수 없네

그 힘 천하장사라


뺏긴 땅 뒤 찾기로

백발 몰래

염색모자 쓰고

숨어 들어갔지만 들켜버렸어


세월이

삼킨 청춘은

백발 되어

하릴없이

길어져만 나오고


흑발은

이렇게

스러져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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