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아 간다는 것

동전을 위한 변명

by 오스만


질하게 기름칠해진 윤전기에서

갓 뽑아내어져

첫 주인의 손으로 전해 졌을 때


김이 오르는

에스프레소,

뜨거운 크레마에

조심스레 입술을 가져다 대듯


누군가는 기쁨의 눈짓으로

지갑 속에다

애지중지하였을 한장의 지폐도

결국 한 세상을 전전하다

구겨지고 색 바래어

무심한 새 주인의 허름한 주머니에서

한 시 마냥 우쭐댔음을

두고두고 그리워하겠지


모든 새 것들은

반드시 아야만 하는가


세월이 지나면 딱 그 만큼

두께로 먼지가 끼어도

그 내면 속 단단함을 간직한 한 푼의

동전처럼 살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저녁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