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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만 May 19. 2017

저녁 무렵

Espresso in Cairo


해가 뉘엇 지기 시작하는 시간에,


아이들더러 외출한다고 이야기 해 보면

십중 팔구 시큰둥 한 반응을 보이지만

집사람과 나는 다소

홀가분한 마음을 먹고

마실을 나선다


어두움이 내린 골목 골목마다

햇살이 물러난 만큼의 서늘한 바람이 불고

집사람은 이때다 싶은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걸고 싶은가 보다


마실이래 봐야 동네 한 바퀴

지나는 차들을 피해 삥 둘러 걷는 일이

다반사지만 슈퍼에 들러 아이들 간식도 사고

배추 파는 데를 찾아 기웃대는 것도

마냥 번거로운 건 아니다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간혹 아쉬움이 는다면

동네 어디쯤 새로 생긴

커피집을 찾아 나는

에스프레소, 집 사람은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시키고


백열전구 환하게 불 밝은 커피집

간판 아래 앉아 있다 보면

어디서 왔는지 고양이 한 마리가

발치에서 나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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