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스만 Jul 29. 2017

지중해

자전거 바퀴처럼 파도가 굴러가네


금요일 정오가 되자

마치 삼일운동의 만세 삼창을 시작한 듯이

모스크 마다 기도 소리가 흘러 나왔다


바닷가를 서성대던 나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파도를 가로막은 여름 방파제 한 켠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저만치 달려오던 자전거 한 대

내 앞을 휙하니 지나가다

불현듯

바퀴를 굴리던 사내는
방파제 옆으로 자전거를 기대 세워

한동안 바다를 바라 보았다


모스크 기도 소리에 파도는

수화를 하듯 침묵으로 출렁거렸


무심코 사내를 지켜보고 있던 나는

바다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내가 바다를 바라 보듯

바다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고

하늘은 거울을 이리저리 들여다 보는

유심히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사내가 굴리는 자전거 바퀴 소리가

내 귓가에서 차츰 멀어져

모스크의 기도 소리 또한 한순간 들리지 않게

되었을 무렵


한동안 멈추어 섰던
파도 소리는 내 귓 속으로

몰려 어 왔.






작가의 이전글 밤의 장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