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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만 Aug 22. 2017

엽서

나도 가끔은 위로받고 싶다


여름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다

문득 더위에 지쳐버린 나는

차양이 나란한 골목의 카페테리아에 들러

각얼음이 빙산처럼 솟은

레모네이드 한 잔을 들이켰다


부쿠레슈티, 담보비타  다리를 건너

국립미술관 정문 울타리를 들어서자

장미가 만발한 그 정원의 한편엔 붙박이

벤치 하나가 그늘 밑을 덩그러니

차지하고 있었


오침 중인 분수는 빛이 반사하는

물 그림자로 너울거렸고

비둘기 참새, 이런 작은 새들이 가끔씩

분수의 바닥에 내려

몇 모금 습기로 목을 축인 후 날아갔다


나비와 벌들이 풀 밭을 날고

바람구름으로 솜사탕을 뭉치던 오후

장미정원의 그늘진 벤치에 앉아 나는

문득 떠오른 네게 자꾸 마음이 쓰였다


 시간

마음속 엽서 위로

그립다는 말 단 한마디

써 보았


나에게로 보내는

짧은 위로의 글 한 줄 써서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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