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끔은 위로받고 싶다
여름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다
문득 더위에 지쳐버린 나는
차양이 나란한 골목의 카페테리아에 들러
각얼음이 빙산처럼 솟은
레모네이드 한 잔을 들이켰다
부쿠레슈티, 담보비타 강 다리를 건너
국립미술관 정문 울타리를 들어서자
장미가 만발한 그 정원의 한편엔 붙박이
벤치 하나가 그늘 밑을 덩그러니
차지하고 있었다
오침 중인 분수는 빛이 반사하는
물 그림자로 너울거렸고
비둘기 참새, 이런 작은 새들이 가끔씩
분수의 바닥에 내려
몇 모금 습기로 목을 축인 후 날아갔다
나비와 벌들이 풀 밭을 날고
바람이 구름으로 솜사탕을 뭉치던 오후
장미정원의 그늘진 벤치에 앉아 나는
문득 떠오른 네게 자꾸 마음이 쓰였다
그 시간
마음속 엽서 위로
그립다는 말 단 한마디
써 보았다
나에게로 보내는
짧은 위로의 글 한 줄 써서 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