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어떻게 내렸는진 모르겠다
리비아 뱅가지 '베니나' 비행장
정오가 조금 지났을 시각
활주로 끝에서는 밤같은
모래폭풍이 몰려왔다
더듬더듬 바퀴를 굴리던
길 위의 자동차들은 사막과 도로의
경계를 잃어버리고
하나 둘 운행을 멈추었다
앞 차 실루엣에 따라 붙던
그의 자동차에도 적막이 감돌았다
유리창 와이퍼 두 개가 연신
모래를 비처럼 쓸어 내었다
폭풍이 멈추어 주기를
숨죽이며 기다리는 내내
운전석에 앉은 그와 조수석의 나는
비상등 깜빡이 소리를 실없이 듣고 있다가
이따금 난감한 듯 눈을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