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쓴 편지

by 오스만


그날 밤은 지독히 길었다

별들도 보이지 않는 시간이었다

짐승처럼 포효하는 바람의 함성만이 천막을 뒤집어 쓰고 있던 우리들 삶의 의지를 내내 시험하고 있을 무렵 낙타들은 잠들지 못하는 듯 보였다

새벽녁 바람이 멈추고 마침 맑은 별빛이

하나 둘 여명 속으로 그 빛을 잃어 갈 때 쯤에서야

모래폭풍이 지나간 자리 뒤로

남은 모래물결 위의 사람들은

떠 오르는 해가 만드는 사구의 실루엣을 따라

알라의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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