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더라
1월도 다 지났던 겨울
트리폴리 출발한 비행기가
다마스커스 하늘만 빙글 맴돌다
알레포 공항에 내렸을 때가
손목시계 속 정오가 마악 지나던 시간
다마스커스 가는 비행기를 또
그렇게 기다리다 넓은 창으로 마주한
그 가슴 휑한 풍경
알 하라마인 모스크
까시윤 산이 보이던 밥 투마
바울이 걸었던 성 아나니아의
다마스커스 골목을 걸으면서
살라딘 성채와 수끄 마디나의
올리브 비누 파는 가게들과
7천년 사람들 숨결이 머물던
그 오래된 도시에
결국 들르지 못하고
석유난로 연통이 체온처럼 희미한
온기를 주던
그 겨울의 다마스커스 여관에서
내 귀챦음의 이유로 애써 잊어야 했던
할렙...
그 이름처럼 우유 냄새가 날 듯한
알레포는
이제 세상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