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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니 왈리드

by 오스만


소프트 볼 크기로 주렁주렁 매달려

가지 끝 마디 마디 출렁거리는

오렌지 나무 사이로 바람이 지나고

약속처럼 어김없이 찾아 와 반갑던

겨울비 뿌리에 까지 스며 들던 그 해,

바니 왈리드 가는 길엔 바위 사막

여럿을 훌쩍 가로 질러야 했다

서부 영화에서나 보았던 바위산 수없이

수없이 지나쳐야만 했다

이정표 없는 그 길의 중간엔

주유소 간판 단 하나 눈에 띄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바니 왈리드 들어가는 오르막

어디쯤엔가 서 보면 봄이 오는 듯도 싶었다

눈 감고 숨 들이 쉬면 언덕 밑으로 부터

시큼한 봄의 냄새가 불어 올랐다

올망졸망한 울음 남기고 양떼들 지나간

언덕길 어귀쯤 알록달록한 카펫들 여럿이

상점 입구에 돌돌돌 말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