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날엔 강으로 부터
시작된 저녁의 냄새가 낯설었다
날이 금세 어두워지자 축축한 안개가
그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세상은 불 꺼진 어항같아 보였고
발코니에 올라 선 벗은 내 발 끝이 젖어 버렸다
골목을 달리는 자동차 한대가 헤엄을 치듯
오렌지색 상향등을 길게 켜고 빠져 나가자
좁은 골목은 안개로 다시금 채워졌다
담장을 하나 사이에 둔 운동장에서
아이들 뛰어 노는 웃음소리가 거품처럼
안개 속을 둥둥 떠 다녔다.
오스만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