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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만 Jul 16. 2018


늦은 아침시간 눈을 막 떴을 때

바다 갈매기 울음소리가 까치소리 같았다

수평선으로 고개를 돌리자 햇빛이 얼굴 위에 쏟아져 한쪽 눈을 살짝 찡그려야만 했다


몇 발자국 맨발로 밟고 선 모래이른 열기가 종아리를 고 그대로 전해

날마다 바다에 시선을 두고 파도를 응시하였으나 그날은 바람의 방향을 문득 생각해 내었다

그리고 순간 섬을 떠나야 할 때가 마침내 도래하였다고 조용히 중얼거


섬으로부터 멀어져 갈수록 섬의 모양은 점점 더 명확해 보였다

용기가 필요한 순간마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면 쓴 소금내가 간간하게 입안을 맴돌았다

파도를 두려워해서는 수평선 너머의 일을 결코 알아채지 못하리


두 발을 땅 위에 붙이지 못 할지라도 울타리처럼 섬을 둘러싼 파도를 넘어야 한다

밤이 깊어지면 바람 위에 뜬 별들 더 빛을 발하듯

섬이 눈 앞에서 겨우 보이지 않게 될 무렵 나의 두려움도 간신히 섬과 함께 사라져 버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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