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19 Summer

바람이 지나간다네

by 오스만


이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 것인가

게양된 국기들이 같은 방향을 향해

널어 놓은 빨래처럼 퍼드덕 거린다


아침마다 티그리스 강에서 부터

시작된 짙은 안개는 세상을 게으른

잠 속에 밀어 넣었다


종려나무도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눈을 부비고 있는 사람도 안개에 취해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낮은 지평선 위로 막 해가 뜨고

간 밤에 조잘대며 모여 앉았던 안개들이

지붕에서 부터 지상으로 뚝 떨어질 때에


또 티그리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축 늘어진 깃발을 퍼드득 세운 후

어디엔가로 훌쩍 날아가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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