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19 Summer

티그리스에서 아침을

by 오스만


안개가 성큼 물러나기 전 까지

무엇 하나 분별해 낼 수 없었다

날마다 겪는 일이라지만 그날은

아침이 찾아오는 일마저 낯설었다

산맥처럼 우뚝 쏫아 영원한 불멸로

여겨졌던 그 위대한 왕들의 망토와

오래 된 왕국의 지혜마저 하나 둘

사람들 기억에서 불현듯 잊혀졌듯

지금 한 순간도 어쩌면 하챦은 일

그러니 공연히 이 밤을 붙들지 말자


그러다가 또,

바람 깃발을 펄럭 일으켜 세우고

고양이 처럼 웅크려 있던 안개마저

저 멀리 걷어 치워내고 나면

일렬로 선 대추야자 나무들과

아침 티그리스 강물 위에 뜬 거위

몇 마리 눈에 다시 들어 올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