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막 넘어서자 안개가 몰렸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경계에서 부터 시작이 되었을 그 안개는 온다는 기별도 않고 바그다드 공항으로 이제 막 들이 닥쳤다
이방의 언어로 가득한 대합실 천장에서 부터 비둘기 여러 마리가 내려 앉는걸 내내 시큰둥 지켜보다 개찰구가 열릴 즈음엔 쏟아지는 졸음에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잠을 청하는 일보다 힘든 건 졸음을 참아내는 일
기다리는 일 보다 힘든 건 막연함을 극복하는 일
기대 하는 일보다 어려운 건 포기를 결정하는 일
비행기 탑승구는 내내 열릴 생각도 않고 왕왕대는 스피커 목소리 하나만 수족관 거품소리 처럼 바그다드 공항 지붕 아래를 둥둥 떠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