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19 Summer

언덕 위 파르테논

by 오스만


아크로 폴리스 올려다 보이는 회백색 담장 골목길에서 희랍 교회 종소리를 듣는 일이 다만 반갑게만 여겨지지는 않아


나이가 드는 일이 이마 위로 주름 하나 흰 머리칼 하나 또 늘이는 일이 아닐 것인데 대책 없이 또 한 해가 시작 되고 말아서일까


어릴 적 시큰둥 했던 일들 나이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늘 새로 관심가져야 하는 일인지 아닌지 어느새 고민하게 되었지


내가 아는 누구는 나무 자투리 여럿 주워 모아 근사한 범선 하나 만들 줄도 알고 또 누구는 기름 버너 하나 뚝딱 조립해 술 안주 데우는 불꽃 피워 보였어


다만 어린 아이 하나 내 눈길 마주칠 때 주머니에서 꺼낸 손수건 한 장이 그 눈 휘둥그래 해 줄 마술 한가지 배워두지 못한 일은 늘 후회스러워


아크로 폴리스 '파르테논' 지붕 날아가고 기둥 무너져도 사람들 매일 찾아 새로 두리번거리 듯 나도 다만 저리 나이 먹어 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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