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언젠가
바라본 적도 없고,
별 준비도 않고 있다가 한 날
내 나이 오십이 되어있었다
삶에는 정답도
또 오답도 없는 것이라
혼자 위로라고 해봐도 불현듯
두 손에 받아 든 초라한 성적표
화들짝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가
사춘기 소년처럼 책가방 구석 어디
남몰래 박아두고 꺼내어 보기를
두려워하는 나이가 되어있었다
길을 걷다가 눈길 닿는 들꽃 하나
겨울밤 덩그렇게 뜬 별 하나에도
옳게 그 이름 한번 불러보지 못하는
나는 어느새
부끄러운 나이가 되어버렸다
매번 보는 얼굴 거울 속 기웃거리다
흰머리 하나 주름 하나에도 집착하는
소심한 내 나이는,
이제 오십이 되어있었다
무에든 처음은 있는 거라고
처음은 그래서 자꾸 어색한 거라고
위로하고 위안하다 밤은 깊어지는데
주책맞게 잠은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