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서 여름으로 계절 지난다 해야
하겠지만 사실 봄이라기보다 이제
여름이라 해야겠다
서쪽 하늘에 해 꼴깍 넘어가기 직전
줄넘기 하나 들고 농구장에 간다
텅 빈 농구장을 혼자서 빙빙 도는 시간은
나와 내가 나누는 이상한 대화시간
이마와 목덜미로 땀이 송송 느껴질 즈음에야
해는 지고 내 대화도 중단되었다
바람이 부는 방향을 등으로 지고
들고 온 줄넘기를 넘었다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이걸 내 욕망이라고 불러도 될까
방으로 돌아오는 시간
빈 하늘에
달만 덩그러니 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