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라크 보건부 발표자료에 의하면, 이라크 전역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하루 확진자 수가 1,006명이다. 이는 이라크 전역 검진기관에서 9,600명 의심자를 대상으로 나온 수치다. 약 9.5% 정도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라크는 지난 2월 말경, 이란 유학생이 처음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이후 이란과 국경을 전면 차단했던 이라크는 2월 28일 경부터 한국을 포함한 5개국 입국을 막았다가, 3월 중순 즈음에는 15개국 입국을 금지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확진이 늘자 결국 3월 17일 부로 '불가항력' 결정을 정부가 선언했다. 국가 경제활동을 전면 포기하는 '락 다운 (Lock Down)'상태가 된 것이다.
부분 통금 이후 전면 통금이 이어지면서 경제활동을 멈춘 이라크를 괴롭히는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그건 국제유가 폭락이었다. 55불 이상 거래되던 WTI 원유 배럴 당 가격이 20불 밑으로 곤두박질치다가 결국 마이너스를 찍어버렸다. 국가재정 92% 이상을 책임지는 원유 가격 폭락으로 이라크 공무원 월급 지급마저 어려워지게 되었다.
전면 통금 정책으로 꾸준히 줄던 하루 코로나 확진자 수는 4월 중순, 15명을 바닥으로 찍었으나 라마단 기간 경제 위축을 심각하게 고민하던 이라크 정부에 의해 전면 통금이 부분 통금으로 완화되었다. 국경 차단으로 수입이 사실상 막힌 이라크 생활물가가 천정부지 오르고 일용 근로자를 포함 저소득자들의 생계에 직격탄을 맞고 있던 이유다.
와중에 5월 들어 이라크 의회는 새로운 총리를 인준했다. 시아파, 순니파, 기독교, 쿠르드 등이 복잡한 셈법으로 포진한 이라크 정치판에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지명이 된 후보였다.
바이러스가 열에 약하다 알려져 있던 터라, 4월부터 기온이 오르는 이라크 날씨에 사람들은 기대를 가졌으나, 부분 통금이 시행되던 라마단 기간 한 달 기간 중 바이러스는 소리도 없이 전파되었다. 더운 날씨로 인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은 다시 바그다드 거리에서 각자 생업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라마단 한 달이 끝이 날 무렵 이라크 정부는 일주일 전면 통금 정책을 다시 시행했고, 이후 일주일 그 기간을 연장했다. 한동안 확진 발생이 주춤했던 이웃 나라 이란에서 하루 3,000명까지 확진자 수가 발생했을 무렵이다.
그리고 어제 하루, 확진자 수가 검사인원 대비 10% 가까이 나온 것이다. 이라크 보건부 하루 정식 발표 최고 확진 인원이다. 그리고 오늘 이라크 정부는 또 한 번 결정해야 한다. 긴 난상토론이 이어질 것이다.
"전면 통금 정책 연장이냐, 아니면 부분 통금으로 전환이냐."
미국 주식시장은 어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상 골목길을 활보하며 지금 이 시간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