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서 허리로 가는
잘록한 경계가 사라졌다
언제부터 그러했을까
가물가물 기억도 없다
꾸역꾸역 입으로 가져갔던
모든 것들 미처 소비되지 않고
포도당으로 변신해 내 온몸
구석구석을 향해 질주하다 결국
허리춤에서 자리를 잡았구나
마치 유통기한 한참 지난
온갖 잡동사니들 꺼내어 살피다
버리고 버리고 버려도 한 날
도로 한가득 차 버리는 내
억울한 냉장고 열린 손잡이를
붙잡고 우두커니 서 있듯이
언제까지 난 세월을 위안하다
거울 앞 물끄러미 선 중년 남자
하나를 매일 마주 해야 하는 걸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이 한심함
이제 그만 멈추어야겠다
그리고 다시금 기억을 해내야겠다
스무 살 그 새벽을 기억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