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 이스탄불은 하늘이 흐렸다
트램을 타고 술탄 아흐멧쯤 지나자
창문엔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졌다
거기 바닷가 가기 전 정거장 이름은
가물가물 이내 생각나질 않는구나
창문 큰 바클라바 가게서 바다 방향으로
트램 철길 꺾어지던 기차역 앞 정거장
긴 다리 하나 바다를 성큼성큼 건너가던
그 덜렁한 정거장
트램 바퀴소리 잦아들다 한시에 사라지고
문 열렸을 때, 승강장 바닥에선 불현듯
소금 향이 섞인 비 냄새 훅하니 올라왔다
그 냄새 이끌려 승강장에 내려선 나는
목적지도 잊고 우산도 없이 긴 다리를 건너
언덕길 오를 때에 이미 온몸 흠뻑 젖었다
그 날 사방에선 익숙해서 더 낯 선 냄새가 났다
갈라타 탑 지나고 이스티클랄 거리를 돌아
그 정거장엘 도로 걸어 내려왔을 때
블루 모스크 첨탑에선 아잔 소리가 울렸고
세 시간을 한참 지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