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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만 Dec 16. 2020

시계태엽은 멈추지 않는다


약속했던 시간에서 삼십 오분

늦게 진료실에 도착한 의사는

좁다란 료용 침대 위 올린

 무릎을 오분 간 꾹꾹 눌렀다

여기아프냐고 연신 물었지만

뼈와 뼈 사이를 군데군데 찔러

아프지 않은 이가 어디 있을

시종일관 그 표정 탐색했지만

의사는 확신하지 못한 듯 보였

삼십이 절지 크기 종이에

두 가지 종류 약 이름아랍어

보다 더 식별하기 힘든 글씨로

방한 후 엠. 알. 아이 검사가

 인근 검사실 위치

다른 종이 위에 그려 내었

진료소 계단을 내려오는 사이

여전히 무릎은 걸음마다

뚜두둑 하는 소리를 내었지만

아무눈여겨 봐주진 않았다

약국에 들러 주머니에 꼬깃한

종이를 꺼내 내밀자 약사는

모니터와 자판으로 확인 후

사다리 올라 약을 찾아왔다

집에 돌아와 약 포장에 적힌걸

검색하였더니 관절염 약이었다

한참 들여다보다 잠깐 지나

기억도 나지 않을 이름이었다


나이 좀처럼 표 내지 않았으나,

내 몸 어디쯤엔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시계 하나 감춰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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