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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과 같이 오리니

작전명 'PostCaligula'

by 오스만
우리는 그의 약속대로 의의 거하는바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도다
베드로후서 3:13

국가안보실에는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 비서실장이 대통령과 함께 입장을 하자 자리에 앉았던 모두가 기립을 했다. 대통령이 손짓으로 모두 앉으라고 한 뒤 자리에 착석을 하고 회의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자 국가안보실장이 입을 열었다.

"대통령님 이하 모두 잘 알고 계시다시피 우리 반만년 역사에서 지금처럼 긴박한 순간을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나누는 말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가 이제 우리 민족의 역사가 되고 8천만 한민족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국정원장부터 먼저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정원장이 뒤를 돌아보며 함께 회의에 들어온 1 차장에게 눈짓을 하자 안보 1 차장이 회의실 화면에 자료를 띄웠다.

"지난 9월 25일 23시 이후 현재까지 북한의 수뇌부 유고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중국과 러시아 쪽 채널에서는 현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동향이 일체 없는 상황이며 한 시간 전 미국 쪽 반응 확인 결과도 역시 동일합니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쪽으로 고개를 돌려 물었다.

"전방은요?"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을 향해 보고했다.

"지금 상황에서 전군 비상상황에 돌입을 하면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의혹을 살 수 있습니다. 1군 사령부 예하 군단장과 사단장을 통해 군비태세와 출동준비 태세를 은밀히 지시해 둔 상황입니다. 계룡대에 현재 대기 중인 3군 참모총장과 일선 지휘부가 실시간으로 청와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제없습니다."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게 물었다.

"현 상황을 우리 자체적으로 계속 끌고 나가기에 외교적인 부담이 너무 크지 않나요?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외교부 장관이 다른 회의 참석자를 둘러본 후 대통령을 향해 보고했다.

"북쪽의 확답이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확답을 받는 즉시 미국. 중국. 러시아 및 각 이해국 대사들을 차례로 불러 양해를 얻을 생각입니다. 민족 자결의 원칙에 따라 풀어 나가야 할 사안임을 적극 설명하겠습니다. UN 쪽 사무총장을 통해서도 상임 이사국 간 협력을 당부하겠습니다."

대통령이 보고를 듣다가 외교안보 수석에게 관련 일정을 별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국정원장을 향해 이야기했다.

"계속하세요."


탁자에 올려진 생수병에서 물을 한 잔 따라 마신 후 국정원장의 보고가 이어졌다.

"현재 북한 수뇌부의 유고상황은 북한 내부에서도 관련자 외 절대 기밀로 유지되고 있으며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부서는 호위사령부 내 호위 1국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주재 주중 대사를 통해 대통령님의 결심이 시급하다는 요청을 받았으며 통일부 장관과 제가 참석한 전일 특사 미팅에서 대통령님이 신속하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신다면 현 상황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마무리 짓고 우리 측의 지휘를 받아들이겠다는 확답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현재 당. 정. 군 전체 조직도와 최신 명단을 건네받아 저희 부서 담당자들이 정밀 감식작업 중에 있습니다."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국가안보실장에게 얘기했다.

"안보실장께서는 각 부처별 자료 취합해서 비서실장을 통해 제게 보고해 주시고 외교 수석과 안보 실장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해서 시간 상관없이 정리. 보고해 주세요. 시작이 반입니다. 지금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민족의 잃어버렸던 시간들을 다만 얼마간이라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 국정원에서 접촉하셨던 북측 인사가 전달한 서신 관련해서는 오는 국군의 날 계룡대 행사에서 제가 명확하게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밝힐 것입니다. 여당과 야당 대표에게는 적절한 시점에 제가 청와대에서 공개할 예정이니 당분간 부처에서는 언론 등으로 관련 유언비어가 퍼져 나가지 않도록 유념해 주세요."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작전명을 가칭 '포스칼리굴라'로 명명했다고 정리한 후 다음 회의 일정에 대한 안내로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에서 3군 의장대를 사열한 대통령이 기념사를 했다. 그날 기념사 도중 나왔던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과 야당 인사들이 연일 갑론을박했다.

"언제든 대한민국의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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