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카이로 2021

오랜만에, 비

by 오스만


어쩌다 보면

소리 대신 냄새가

잠을 깨운다


구름에 머물다가

땅으로 내려온

축축한 냄새,


아스팔트 위를

개구리처럼 튀어

땅으로 숨어버린다


두런두런했을

골목 금세 비워지고

흙냄새 자욱하다


주렁주렁 꽃잎 늘어지는

새 봄, 한차례

들이닥칠 테지만


긴 여름날,

나일강 뜬 폭염이

한사코 한눈팔지 않는 사이


오늘 내려온 비는

내 코 속 맴돌며 줄곧

그리워질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불행을 대하는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