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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만 Feb 19. 2021

사막으로 날아간 씨앗



바람이 씨앗 몇 개 사막에다 흘린다

모래 위에 떨어진 씨앗들 말라버린다

 중에 하나, 바위에 떨어진다

며칠 그 위에서 돌돌돌 구른다

"정신 차려야 해 정신 차려야 해"

바위틈 손톱만 한 그늘 아래 뿌리를 내린다

작은 뿌리 날마다 

씨앗은 결국 꽃을 피 낸다

매일 바람이 꽃을 찾

"미안해 미안해 내 실수였어"

꽃은 바람에게 고개 젓는다

"신경 쓰지 마 이제 괜찮은걸"

어느 날 사막을 건너던 남자 꽃을 지난다

남자가 낙타에서 내려 꽃에 고개 숙인다

"이것 봐 이런 곳 꽃이 피었"

남자는 꽃을 캐어 주머니에 넣는

다음날 집 앞 대추야자 아래 꽃을

"아무리 봐도 멋진 꽃이란 말이야"

대추야자 그늘이 바람에 너울거린다

햇빛과 바람 꽃잎 위 내려앉는다

"여기 있었. 걱정했는데.. 참 특별한 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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