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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카이로 2021

저무는, 날

by 오스만


에고

날 저무네

어영부영, 슬쩍

날 저물어 가네


발목부터

간지럼 태우며

골목 어귀엔, 찰랑찰랑

어둠 차오르네


어떤 이엔 서글프고

누군가엔 각별한,

한없이 슬퍼졌다가

원 없이 즐거워지는


초대받지 못한 자

천년 같을 지루함 느끼고,

초청장 받아 든

두고두고 아쉬워할


위풍당당 여왕처럼

그 검은 베일 위

별빛, 한가득

뒤집어쓰고 와선


시급 근무자마냥

새벽도 전에, 흘끔흘끔

귀가 준비 서두

이 밤 또 찾아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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