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의 밤은 깊어가고
전투화 먼지를 털어 내고
구두약을 두껍게 발랐다
논산훈련소
이십 구 연대 구 중대
배수로에 털썩 주저 앉아
너에게서 부쳐 온 편지를
읽는다
통일호 열차를 타고
춘천 가는 길이라
너는 썼다
기찻길 옆으로 코스모스가
가득한 가을날이라 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그 꽃잎들 하늘하늘 춤을 추더라 했다
너의 그 편지
배수로 옆에 태워서 묻고
나는,
저녁 점호를 준비했다
소등하고 내무반
훈련병들
옹기종기 침상에 누워 있던 시간
세상의 피곤함 모두 소복히 내려 앉아
여기저기 코 고는 소리 합창처럼
들렸다
반딧불 처럼 가물대는
취침등 전구알 하나 바라보며
난 코스모스 꽃말을
생각했다
코스모스 꽃말은
첫사랑이라는 그 말
밤새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