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구워 먹던 날
처음 그가
자기 생일이라고 빙긋이 웃었을 때
나는,
별을 보러 가자고 했다
저녁식사도 끝난 오후 여덟시
동네 채소가게에 들러
감자 네개 옥수수 하나 토마토 네개 숯 한봉지를
기웃기웃 사다가 차에 싣고
아라비아 사막으로 갔다
그가 가져 온
병맥주의 뚜껑을 따고
봉지 숯으로는 활활 불을 피웠다
감자가 너무 설 익었다고
옥수수가 숯 검뎅이가 되었다는
토마토는 어떻게 먹냐는
그의 불평은 계속 되었으나
나는 모양이 우스워져 버린 토마토를 꺼내
입안에 기어이 두 개 넣고 나서야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으로 돌아 온 밤 열 한시
휴대폰으로 몇 장찍었던 사진은
처음 검은색 종이처럼 보였으나
그 속이 별들로 가득한 것을 이내 알아 차렸다
그에게
선물을 주고자 하였으나
내가 그에게서 결국 선물 받은 것을 알고 말았다.